천연기념물 6그루 모여 있다…YS·클린턴 12바퀴 달리던 곳

  • 카드 발행 일시2022.10.12

청와대 나무 6그루가 천연기념물이 됐다. 9월 29일 문화재청에서 결정하고 10월 7일 관보에 고시했다. 반송 1그루(나이 약 170년), 회화나무 3그루(약 230년), 용버들 1그루(약 100년), 말채나무 1그루(약 150년)다. 용버들과 말채나무가 지정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이하게도 하나를 빼고 모두 녹지원 숲에 있다. 녹지원은 대통령이 귀빈을 만나고 갖가지 야외행사를 열던 상춘재 앞에 있는 잔디밭 일대다. 무슨 사연이 있기에 귀한 나무들이 한군데 몰려있을까.

청와대 일대는 고려 남경 때부터 당대 권력의 관리 아래 있었다. 당연히 일반인 접근이 쉽지 않았다. 왕실에서는 벌목과 경작을 엄격히 금지했다. 덕분에 식생이 서울 어느 곳보다 잘 유지되어왔다. 일제강점기에 일대가 수난을 당하기도 했다. 전쟁용 배를 만들기 위해 경내 느티나무 고목을 베어내 반출하고, 조선 때 지은 전각들을 허물어 일본인 관사를 지었다. 하지만 녹지원 주변 지형은 300여년 이상 큰 변화가 없었다. 1460년대에 간행한 경국대전부터 1933년에 만든 경성시가도 등의 기록으로 알 수 있다. 경내 180여 종 5만여 그루 중 녹지원 숲에 크고 나이든 나무들이 많은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