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기다렸어요" 도쿄행 비행기 만석…日 무비자 여행 첫날

"남편이 일본에 파견을 나와 있는데 코로나19로 한동안 만나지 못했어요. 이제 비자 없이 편하게 올 수 있어 기쁩니다."

11일 오전 11시 40분, 김포발 아시아나 항공편을 타고 일본 도쿄(東京)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김민정씨는 "아이와 한 달 정도 일본에 머물다 돌아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국인의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입국이 2년 7개월 만에 다시 허용된 이날, 한국에서 일본 도쿄로 향하는 대부분의 비행기는 거의 만석이었다. 입국자는 많았지만 공항에서의 방역 절차는 상당히 간소화돼 관광객들은 긴 지체 없이 공항을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일본이 한국 등 68개 국가, 지역에 대해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11일,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이 도착한 외국인 관광객들. AP=연합뉴스

이날 첫 비행기를 타고 도쿄에 온 이들의 상당수는 코로나19로 가족들과 '생이별'을 겪었던 이들이었다. 유학 중인 손녀·딸·자매를 만나기 위해 5명의 가족이 함께 입국한 경우도 있었다. 할머니 이현숙씨는 "일주일 동안 머물며 오랫동안 못 본 손녀와 여행도 하고 쇼핑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일본 입국 시 백신 증명서 필요 

일본 정부가 11일부터 한국·미국 등 68개 국가·지역을 대상으로 무비자(사증 면제) 일본 입국을 다시 허용하면서 이날 일본 각지 공항이 북적였다. 이번 조치에 따라 한국인은 비자 없이 관광, 친족 방문, 견학, 단기 상용(商用) 등의 목적으로 최대 90일간 일본에 머물 수 있게 된다.

단, 일본 입국을 위해선 코로나19 백신을 3차까지 접종했다는 증명서나 혹은 출국 전 72시간 이내 코로나19 음성 증명서가 필요하다.

코로나19로 3년 가까이 억눌려있던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하면서 10월 한국에서 일본으로 향하는 대부분의 노선은 예약률이 80~90%에 달한다고 여행업계는 전했다. 대한항공이 11일부터 인천~나리타·오사카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늘리는 등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증편을 서두르고 있다.

11일 오전 일본 도쿄 하네다 공항에 도착한 한국인 관광객들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김현예 특파원

한편 한국은 일본 여행객에 대해 8월부터 이달까지 한시적으로만 비자 면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정진수 한국관광공사 도쿄지사장은 "일본이 엔저 효과를 노리고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 상황에서 한국도 일본 관광객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비자 면제 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관광산업 활성화를 위해 내국인의 국내 여행을 지원하는 정책도 이날부터 시행한다.

'전국여행지원'이라는 이름의 이 정책은 교통과 숙박이 패키지인 여행에 대해 1인 1박에 최대 8천엔(약 8만원), 숙박만 예약한 경우 1인 1박에 최대 5천엔(약 5만원)을 지원해주는 등의 내용이다.

도쿄=이영희·김현예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