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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사상 첫 전투기 150대 동시출격…공중전력 다 끌어모아 무력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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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북한이 지난 8일 전투기 150대를 동원해 대규모 항공훈련을 진행한 사실이 10일 확인됐다. 이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8일 ‘대규모 항공 공격 종합훈련’을 위해 전투기 150여 대를 동원했다. 북한 매체들은 ‘사상 처음 150대 동시 출격’을 강조했는데 이는 가용한 공중 전력을 모두 끌어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백서에 따르면 2020년 12월 기준 북한 공군은 810여 대의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지만, 기체 노후화와 제재로 인한 부품 수급 문제 등으로 인해 실제 운용 비율이 10%에 못 미치는 상태로 평가된다.

군 당국은 지난 6일 북한 군용기 12대가 편대비행을 하며 공대지 사격훈련을 벌인 사실은 공개했으나 이틀 후 전투기 150대를 동원한 무력시위는 알리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군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이북에서 이뤄진 활동”이라면서 “북한 군용기의 활동 등 모든 군사 사항을 공개하진 않는다. F-35A 등 우수한 전력으로 우발 상황에 대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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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이번 대규모 항공훈련은 지상관제에 크게 의존하는 북한 공군의 특성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김형철 전 공군 참모차장은 “공군의 경우 공역(空域) 부족이나 관제의 어려움 등을 고려해 동시 체공 항공기 대수를 제한하는 게 상식”이라며, 압도적으로 우세한 한·미 공군력을 고려해 한꺼번에 띄워 위협하려는 무력시위 효과를 노린 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잇따른 공중 무력시위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제재망을 촘촘히 죄는 상황에서 북한이 어떻게 항공유를 조달했는지 의문을 낳았다. 북한은 항공훈련에 전투기를 대규모로 동원해 실전 상황에 대비한 항공유 비축분이 있음을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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