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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한발 절반 값 "구매문의 쇄도"…우크라군 반전 쓴 무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난 7월 28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M777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7월 28일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이 M777 곡사포를 발사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위를 떨친 영국산 곡사포 M777에 대한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정확도 높은 곡사포의 부활은 우크라이나 전쟁 후 세계 무기 시장의 재편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WSJ는 영국 무기제조업체 BAE시스템스가 미국 미시시피주에서 생산하는 M777의 생산라인 재가동을 위해 미국 정부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M777 라인은 가동이 멈춘 상태이지만, BAE는 최근 유럽의 몇몇 국가로부터 곡사포에 대한 구매 문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주문 규모는 약 500문으로 미국·호주·캐나다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군에 제공한 170여 문보다 3배나 많다. BAE가 곡사포를 생산해 외국에 팔기 위해선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 미 육군과 해병은 2005년부터 이 곡사포를 운용하고 있으며, 약 1000문 정도를 보유 중이다.

유럽의 M777 주문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입증된 성능과 경제성 덕분이라고 WSJ은 전했다. 이 곡사포는 서방의 다른 무기보다 운용이 쉽고, 정확도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 GPS를 장착한 M777 포탄의 정확도는 표적에서 3m 이내, 최대 사거리는 48㎞다. 유도장치가 없는 재래식 포탄도 최대 24㎞를 날아가 타깃 150m 이내에 떨어져 비교적 정확도가 높은 편이다.

정확도가 높은 무기는 이전엔 값비싼 공대지 미사일의 영역이었지만, 최근엔 M777과 미국이 지원한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 등이 이런 역할을 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경제성은 더 뛰어나다. 미 국방부 문서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국의 유도 미사일시스템이 적용된 로켓 한 발은 약 15만 달러(약 2억1000만원)지만, M777은 6만8000달러(약 1억원)로 절반 수준이다. 또 유도장치가 없는 포탄은 800달러(약 114만원)에 불과하다. 반면 견인 곡사포로서 이동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정확도 높은 곡사포는 현대 포병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과 달리 포병 간 치열한 공방전을 벌이는 우크라이나에서 이런 포와 포탄의 역할은 더 커졌다.

M777 생산라인 재가동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세계 무기 산업이 바뀌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WSJ은 전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성능이 입증된 M777과 하이마스, 영국-스웨덴이 합작한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NLAW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러시아 무기들은 세계 시장에서 퇴조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은 우크라이나에 포와 포탄 공급이 늘리면서 자신드의 재고량이 바닥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또 단기간에 생산을 늘리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BAE는 M777을 본격적으로 생산을 재개하는 데 30~36개월이 걸릴 것으로 추산했으며, 특히 M777의 경량화를 위해 새로운 티타늄 소재와 공급업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잇따라 점령지를 빼앗긴 러시아군은 동·남부에서 반격을 시도 중이다. 이날 미 전쟁연구소 ISW는 러시아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북동부 하르키우와 루한스크주 리만 북동쪽에서 공격을 시도했다고 전했다. 또 남부 헤르손에서 북서쪽으로 30㎞ 떨어진 테르노비 포디 방면에서 공격을 시도 중이다. 반면 도네츠크주 남서쪽에선 성공적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군은 동부 도네츠크주 바흐무트와 아우디이우카에서 러시아군의 공격을 30회 이상 격퇴했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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