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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나경원 “내가 1위”, 안철수·김기현는 연일 으르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준석 리스크’가 사라진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모드로의 태세 전환에 나섰다. 당권에 도전할 예비 주자들 간의 신경전도 치열해졌다. 원외 거물급 인사인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이 서로 '지지층 1위'자리를 놓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고, 원내에서는 김기현·안철수 두 중진 의원의 공개 설전이 멈추지 않고 있다.

유승민 vs 나경원 

지난해 2월 나경원 전 의원(왼쪽)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지난해 2월 나경원 전 의원(왼쪽)이 자신의 사무실에서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대중 인지도가 강점인 두 전직 의원은 아직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적이 없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이 9일 페이스북에 국민의힘 당대표 여론조사 관련 기사를 공유하면서 신경전에 불이 붙었다. 유 전 의원이 올린 기사는 “유 전 의원이 전통 보수 지지층이 밀집해 있는 대구·경북(TK) 거주 응답자 사이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했으며, 이를 두고 일각에선 '유 전 의원의 선전이 (민주당 지지층의)역선택으로 보기만은 어려운 결과'라는 해석도 나온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유 전 의원은 같은날 “이 꼴 저 꼴 다 보기 싫은 이들이 유승민을 떠올린다. 유승민은 여기에 호응할 수 있을까”라는 한 칼럼까지 공유했다. 그의 최종 출마 결심을 둘러싸고는 아직 측근들의 해석과 반응이 엇갈리고 있지만 "일단 출마쪽으로 마음이 기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그의 TK 지역 지지세와 관련해 대구 지역 초선 의원은 “차기 당권 주자 중 이렇다 할 다른 ‘대구 사람’이 보이지 않다 보니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배신자’라는 정서에도 불구하고 유 전 의원 지지세가 꽤 나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유 전 의원의 움직임이 국민의힘 관련 뉴스의 중심부로 진입하자 이번엔 역시 유력한 후보 중 한 사람인 나경원 전 의원이 나섰다. 그는 10일 자신의 SNS에 올린 글에서 “같은 여론조사에서 국힘 지지층 7주 연속 1등은 나”라고 주장했다. 나 전 의원은 “여론조사는 참 많은 함정이 있다”고도 했는데, 수도권 등을 합한 전국 국민의힘 지지층의 선호는 자신쪽임을 강조한 것이다. 나 전 의원은 이어 “정권 초기부터 이준석 전 대표는 대통령을 양두구육이라며 흔들어대더니, 이제 유 전 의원이 뒤를 잇는가 보다”라고 날을 세웠다.  지난달 29일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 “국민을 개돼지 취급 말라”는 등 윤석열 대통령 비판 목소리를 높였던 유 전 의원을 비난한 발언이다.

김기현 vs 안철수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공부모임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안철수(왼쪽),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공부모임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김상선 기자

한편 일찍이 당권 도전 의사를 공식화한 김기현 의원과 안철수 의원 간 기싸움도 법원 가처분 기각 후 더 거칠어졌다. 김 의원은 10일 페이스북에 “당대표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2024년 총선을 자신의 대권가도를 위한 발판으로 삼으려 해서는 안 된다”며 “당의 총선 승리만을 위해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쏟아붓고, 차기 대선 불출마를 포함한 그 어떤 개인적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고 적었다.

대표 경선이 대선 출마를 위한 징검다리가 돼선 안되고, 오직 총선 승리에만 집중해야 한다는 의미로,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직격한 모양새다. 김 의원은 “풍찬노숙하며 우리 당을 지켜온 수많은 당원들의 이러한 바람에 대해 자칭타칭 차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분들은 명확하게 답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7일 라디오에 나와 “(입당한 지 얼마 안된 안 의원은) 우리 당에선 아직 잉크도 채 안 말랐다”고 했던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이에 대해 안 의원은 “당에서 뿌리가 아주 깊은 분들은 당 대표에 당선이 되면 공천을 줘야 할 사람들이 그만큼 많다”며 “저는 그런 (공천을 줘야 할) 부담이 없다”고 응수하고 있다. 그는 전날 방송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면서 “이번 선거(총선)는 수도권이 최전선이 될 것이다. 수도권에서 지휘관이 나와야 한다”고 울산이 지역구인 김기현 의원을 직격했다.

안 의원은 출마 여부를 명확히 하고 있지 않은 유 전 의원을 향해서는 “(출마가) 힘들 것이라 본다”며 “(지난 경기지사 경선 때) 당에서 신뢰를 얻지 못했다는 것을 본인도 알고 있을 것”이라고 견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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