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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층 보듬는 콘텐트, 한류의 강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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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지난 6~8일 프랑스에서 열린 연례회의 한국 측 참석자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홍석현 한불클럽 회장 겸 중앙홀딩스 회장, 최정화 한불클럽 사무총장, 유대종 주프랑스 한국대사,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사진 한불클럽

지난 6~8일 프랑스에서 열린 연례회의 한국 측 참석자들.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김정완 매일홀딩스 회장, 홍석현 한불클럽 회장 겸 중앙홀딩스 회장, 최정화 한불클럽 사무총장, 유대종 주프랑스 한국대사,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 김윤 삼양그룹 회장. 사진 한불클럽

세계는 왜 지금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에 열광할까. 지난 6~8일 프랑스에서 진행된 한불클럽·불한클럽 연례회의에서 다룬 주제 중 하나다. 한불클럽·불한클럽은 양국 수교 130주년인 2016년 창설됐다. 첫날인 6일 주프랑스 한국대사관저에서 열린 리셉션에선 총리를 지낸 로랑 파비우스 헌법위원회 위원장이 기후변화 위기에 초점을 맞춘 양국 협력 필요성을 강조했다.

7일 프랑스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선 한불클럽 회장인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과 불한클럽 회장인 스테판 이스라엘 아리안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를 필두로 우크라이나 사태, 원자력 분야 협력, K컬처에 대한 열띤 토론이 오갔다. 홍 회장은 “변화하는 미래를 향해 역동적으로 나아가는 프랑스의 창조적 면모가 인상적”이라며 “한국과 프랑스가 공유하는 관심사를 통해 미래로 나가는 관문을 만들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회장도 “양국 관계 발전의 또 다른 장을 함께 만들어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 문화 세션에서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조직위원장은 “현재 한국 대중문화 콘텐트는 한국만의 독창성에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앞선 역동성이 더해져 탄생했다”며 “한국 콘텐트를 보고 세계가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재미를 느끼는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한국계인 플뢰르 펠르랭 전 문화부 장관은 “최근 몇 년간 소외된 사회계층을 보듬는 시선을 갖춘 작품들이 나오는 점에 주목하며, 이런 성숙한 변화가 한류의 진정한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한불클럽 사무총장인 최정화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CICI) 이사장은 “최근 프랑스에서도 한국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넷플릭스에서 1위를 기록했다”며 “액션 또는 정통 로맨스 장르가 아닌 드라마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은 한국의 독창적 DNA가 세계에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이날은 올리비에 베흐트 통상 및 대외투자 매력 담당 장관이 회의에 참석해 “한불클럽·불한클럽은 양국의 강력한 우호 관계를 공고히 지키는 데 핵심적 역할을 해왔다”고 강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정부의 대표적 ‘젊은 피’인 그는 “프랑스는 2030년까지 540억 유로(약 74조원)를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투자할 계획이며, 한국과 협력의 장을 넓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루아르 지역에서 진행된 8일 회의에선 역사 유적인 앙부아즈 성에 태극기가 게양됐다. 앙부아즈는 르네상스 시대 거장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생애 마지막 3년을 보낸 곳이다.

외교와 경제도 이번 회의의 주요 주제였다. 7일에는 우크라이나 사태 및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 정세의 함의를 짚는 토론이 오갔다. 홍 회장은 “2022년 국제정세는 (미국과 북한이 갈등을 심화하던) 2017년 데자뷔가 됐다”고 진단하며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 능력 집착을 키우고,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에 밀착하면서 새 정부 외교는 진정한 시험대를 맞았다”고 분석했다. 장-다비드 레비트 전 주미 프랑스 대사는 “수년간 장기전이 될 수 있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승자는 미국과 중국”이라며 “푸틴 대통령이라도 출구전략 없이는 핵무기를 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분야에선 기후변화 위기 대응 및 원자력, 우주 협력 등이 화두였다. 이스라엘 회장이 “앞으로 우주 협력 분야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말했고, 포스텍 총장을 지낸 김도연 울산공업학원 이사장은 “고령화 위기가 심각한 한국은 우주 협력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을 수 있으며, 프랑스와 협력할 가능성이 크다”고 화답했다. 파스칼 수리스 탈레스 수석부회장은 “(원자력은) 프랑스엔 에너지 주권 독립의 문제이자, 한국과도 협력할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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