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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생신잔치 모였다가, 무주서 일가족 6명 참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전북 무주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숨졌다. 사진은 가스가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보일러. [사진 전북소방본부]

전북 무주에서 일산화탄소 중독 추정 사고로 일가족 5명이 숨졌다. 사진은 가스가 새어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보일러. [사진 전북소방본부]

노모의 생일을 맞아 모였던 일가족 5명이 가스중독(추정)으로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함께 있었던 1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다.

9일 전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5분쯤 전북 무주군 무풍면의 한 주택에서 집주인 A씨(84·여) 등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숨진 사람은 A씨 외에 A씨의 큰사위(64), 작은딸(42·추정), 작은사위(49), 손녀(33)다. A씨의 큰딸(57)은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A씨 아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방 안에 쓰러져 있던 일가족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들이 A씨 생일을 축하하러 모였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발견 당시 집 안에서 가스 냄새가 났고, (사망한) 5명 중 3명은 거실, 2명은 방, 1명은 화장실 앞에 쓰러져 있었다”며 “이들 몸에 특별한 외상은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기름보일러와 배기구를 잇는 배기관의 연결 부위에 문제가 생기면서 가스가 집 안으로 누출돼 일산화탄소(CO) 중독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조사 중이다. 일산화탄소는 기름 등의 불완전 연소 과정에서 발생한다. 보일러는 집 안에 설치돼 있었고, 본체와 연통의 연결부에는 검은 재가 쌓여 있었다. 가스 누출 또는 일산화탄소 감지기 등은 설치돼 있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가구 상당수가 개별난방이다. 도시가스 보일러가 가장 많고, 기름보일러가 그 다음이다. 전문가들은 오랜만에 보일러를 켤 경우, 사용 전에 배기관이 빠졌거나 찌그러졌는지를 확인하라고 조언한다. 내부가 이물질로 막혔거나 구멍이 났는지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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