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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위법" 과태료 처분에도…억대 연봉 지킨 文정권 낙하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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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청와대 참모로 재직한 김원명 한국IPTV방송협회(이하 IPTV협회) 사무총장이 적법한 취업심사 없이 자리를 옮겨 법원 과태료 처분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정권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이 반복된 기구에서 아예 공직자윤리법 위반 사건까지 벌어졌는데도 관리·감독을 맡은 정부가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원명 총장은 올 초 의정부지방법원 고양지원으로부터 공직자윤리법 위반으로 과태료 300만원을 부과받았다. 지난해 2월까지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한 그는 퇴직 후 불과 석 달 만에 IPTV협회 사무총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 과정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이하 공직자윤리위)의 취업심사 승인 절차를 밟지 않아 처벌을 받은 것이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대통령실 비서관·선임행정관 등 ‘고위공무원단에 속하는 별정직공무원’이 퇴직후 3년 이내에 새 직장에 취업할 경우에 기존 업무(5년 이내)와 밀접한 관련성이 없다는 사실을 공직자윤리위로부터 반드시 심사받도록 규정한다. 2016년 대선 캠프 시절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의 SNS 등을 담당한 김 총장은 2018년 청와대 입성 후 3년 넘게 국민소통수석실, 홍보기획비서관실 소속 선임행정관으로 일한 미디어 전문가다.

대통령의 오랜 미디어 참모가 과기정통부의 관리를 받는 IPTV협회에 ‘초고속 이직’한 것 자체가 논란의 대상인데, 아예 적법 절차마저 송두리째 무시한 건 “전(前) 정권의 ‘낙하산 불감증’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준다”는 게 김 의원의 주장이다. 김 의원은 “협회에 허겁지겁 낙하산을 내린 것도 모자라 절차까지 어기고 과태료를 물었다니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아직 억대 연봉을 받으며 버젓이 자리보전을 하는 인사를 정부가 계속 눈감아주는 게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2019년 1월~2020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도한 현 IPTV방송협회장. 그는 올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리감독을 받는 협회장직을 맡았다. 그와 함께 청와대 국민소통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원명 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협회에 취업한 지 9개월 만이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2019년 1월~2020년 8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도한 현 IPTV방송협회장. 그는 올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통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리감독을 받는 협회장직을 맡았다. 그와 함께 청와대 국민소통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근무했던 김원명 IPTV방송협회 사무총장이 협회에 취업한 지 9개월 만이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IPTV협회 사무총장은 임기 2년으로, 연봉이 1억3300만원이다. 2014년 지상파 3사 탈퇴 이후 IPTV협회는 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위주의 단체가 돼 박근혜 정부 말부터 “사무처 직원이 10여명에 불과한 협회에 1억원대 연봉을 주는 사무총장이 필요한가”라는 지적을 받았다. 낙하산 논란도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 2월에는 문 전 대통령의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도한 협회장이 신임 협회장에 취임해 또 시끄러웠다. 윤 협회장의 임기는 3년, 연봉은 2억1600만원이다.

김 총장은 취업 7달 만에 형식상 ‘사후 취업심사’를 받고 재직 중이다. 그는 이날 통화에서 “취업 당시 공직자윤리위 심사 대상이라는 걸 몰랐고 뒤늦게 청와대 측 통보로 알게 됐다”며 “신고를 하는 게 맞았는데 단순 실수로 누락했을 뿐 취업을 숨길 의도는 전혀 없었다. 이런 경우가 상당히 많다고 한다”고 해명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심사 309건 중 해임요구 1건, 자진퇴직 80건이었던 데 반해 심사 누락 등으로 과태료를 물고 넘어간 사례가 299건이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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