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죽자” 난 오늘 결심했다…웰다잉 강사의 고독사 준비

  • 카드 발행 일시2022.10.11

고독사가 매우 현실적인 언어로 등장하는 시대가 됐다. 한두 해 전까지만 해도 외롭고 불쌍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세상을 떠날 때 우리 사회나 주변 사람들이 고독사라는 딱지를 붙였다. 하지만 1인 가구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특히 나처럼 독거노인 비중이 커지면서 아무도 모르게 홀로 세상을 떠나는 사례는 차고도 넘친다. 내가 예외가 될 가능성은 전혀 없다.

머리로 이해하는 것과 달리 실제 현실은 더욱 각박하다. 뜻밖의 일들이 자주 벌어진다. 이성적으로는 고독사가 다른 세계의 현상이지만 현실은 그것이 우리 옆에 있다는 것을 수없이 목격했다. 세월이 흐를수록 고독사의 그림자가 내 곁으로 점점 더 다가오고 있다는 불안감을 떨치기 어렵다. 이를 막을 뾰족한 방법도 없다. 나는 기꺼이 내 운명을 자연에 맡길 준비를 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을 굳혔다. 안락사가 허용된 스위스로 떠나는 생의 마지막 여행을 머릿속에 그려도 봤지만 그것도 모진 고생길이어서 아예 마음속에서 말짱히 지웠다. 대안으로 고독사를 떠올리는 것은 사실 대단한 일을 결행하려는 각오에서 빚어진 것이 아니다. 그저 사는 데까지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의욕의 반작용이다. 최근 몇 달 동안 내 주변에서 연거푸 일어난 삶의 요동을 들여다보면 고독사라는 형태로 생을 마감하는 게 오히려 평화스러운 일이라 여겨진다. 내 인생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행사하는 자기결정권의 결과이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