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단위 적자 낸 中 신에너지차 업체, CEO 연봉은 2천5백억 넘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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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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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1조원 넘는 적자를 기록한 신에너지차 업체가 정작 대표 연봉은 2500억 (한화 기준) 넘는다는 소식이 중국에서 화제다.

지난 9월 26일 중국 자화캐피탈(加華資本·Harvest Capital) 이사장 쑹샹첸(宋嚮前)은 신에너지차 제조업체 웨이마(威馬汽車·WM Motor의 2021년 적자가 누적 80억 위안(1조 5945억 6000만 원)이 넘는데,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선후이(沈暉)의 연봉은 12억 6000만 위안(2510억 8020만 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 기업의 대표 수입이 회사 매출의 30% 이상을 차지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담은 메시지를 개인 트위터에 업로드했다.

선후이(沈暉) 사진 중국 매일경제신문]

선후이(沈暉) 사진 중국 매일경제신문]

이 소식은 SNS를 타고 빠르게 퍼졌으며, ‘웨이마 창업자 연봉 12억’이란 내용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라 3500만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중국 온라인매체 36커(36氪·36Kr)는 쑹샹첸의 말을 인용, 이번 이슈로 웨이마가 신에너지차 업계에 이익이 되기보다 병충에 가까운 존재로 전락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사례가 신에너지차와 중국식 기업가 정신의 붕괴로 이어지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 36Kr]

[사진 36Kr]

쑹샹첸이 던진 ‘돌’에 중국 네티즌의 의구심은 빠르게 퍼져갔다. ‘매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금액을 투자하는데, 이러한 돈이 실은 개인(회사 임원) 주머니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아닐까?’

중국 정부 지원 덕분에 신에너지차 분야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관련 기업 간 경쟁 역시 점점 더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각 기업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돈을 쏟아 붓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중국 신에너지차 기업들은 어느 정도의 이윤을 남기고, 회사 임원 연봉을 얼마 정도로 책정할까? 웨이마와 같은 상황이 연출되는 것은 아닐까?

36커는 최근 중국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신에너지차 기업을 중심으로 매출과 회사 임원의 연봉을 웨이마와 함께 비교했다. 먼저 웨이마의 실적과 업계 선두기업의 실적을 살펴보자.

웨이마, 3년간 적자 3조 3844억 원 육박

웨이마는 2015년 설립된 신에너지차 기업이다. 본사는 상하이에 두고 있으며 회사 명칭은 독일어로 ‘세계 최고’라는 의미다. 2015년 설립 당시 자동차 제조 신세력 중 하나로 꼽히기도 했다.

[사진 新浪汽车]

[사진 新浪汽车]

웨이마는 2022년 9월 27일 현재 총 W6, EX5-Z, E.5, EX5, EX6 Plus, Maver 콘셉트카 등 다양한 모델을 내놓았다. 2021년 10월~2022년 3월, 웨이마는 시리즈 D 투자를 받아 5억 9600만 달러(8481억 800만 원)를 모집했다. 자금 모집 후 기업가치는 70억 4000만 달러(10조 179억 2000만 원)를 기록했다. 올해 1~8월 웨이마의 신차인도량은 누적 2만 9000대에 육박,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그러나 웨이마는 관련 업계에서 ‘경영 잘 못 하는 회사’로 알려졌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2019~2021년, 웨이마 매출은 각각 17억 6200만 위안(3504억 2656만 원), 26억 7100만 위안(5312억 848만 원), 47억 3000만 위안(9432억 8784만 원)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간 손실액은 각각 41억 4500만 위안(8246억 630만 원), 50억 8400만 위안(1조 114억 1096만 원), 82억 600만 위안(1조 6315억 9898만 원)이다. 지난 3년간 누적 손실액만 무려 174억 3500만 위안(3조 4666억 105만 원)인 셈이다.

중국의 전기차 3대장인 ‘웨이라이(蔚来)·샤오펑(小鹏)·리샹(理想)’의 상황은 어떨까.

2019~2021년 웨이라이 매출은 각각 78억 2400만 위안(1조 5556억 4592만 원), 162억 5800만 위안(3조 2325억 7814만 원), 361억 3600만 위안(7조 1849억 2088만 원)이다. 순손실은 각각 114억 1300만 위안(2조 2692억 4679만 원),40억 1600만 위안(7985억 128만 원), 45억 7000만 위안(9086억 5310만 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은 2020년보다 소폭 적자가 늘었으나, 전반적으로 2년 전보다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같은 기간, 샤오펑의 매출은 각각 23억 2100만 위안(4615억 5406만 원),58억 4400만 위안(1조 1621억 3784만 원), 209억 8800만 위안(4조 1747억 2308만 원)이다. 순손실은 36억 9200만 위안(7343억 7572만 원), 27억 3200만 위안(5434억 2212만 원), 48억 6300만 위안(9672억 9933만 원)으로 나타났다.

리샹 매출은 각각 2억 8400만 위안(564억 9044만 원), 94억 5700만 위안(1조 8810억 9187만 원), 270억 1000만 위안(5조 3714억 7870만 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24억 3900만 위안(4850억 4393만 원), 1억 5200만 위안(302억 2824만 원), 3억 2100만 위안(638억 3727만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중국 전기차 삼대장과 웨이마 모두 지난 3년간 적자를 이어온 것이다. 다만, 규모 면으로 봤을 때, 웨이마의 적자 폭이 다른 3사(司)보다 훨씬 큰 것도 사실이다.

[사진 中国财富网]

[사진 中国财富网]

웨이마 창업자 연봉이 한화 2500억원을 훌쩍 넘는다는 것은 사실일까?

이번 논란은 적자 규모보다 그에 비해 많은 임원 연봉 때문에 화제가 된 것이다. 웨이마가 공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선 CEO의 2021년 총 급여는 12억 6200만 위안(2506억 5844만 원)에 달한다.

그렇다면 경쟁사 대표의 연봉은 얼마일까.

웨이라이는 재무보고서에서 임원 급여를 상세하게 공개하진 않았다. 대신 2021년 12월 31일 기준 이사 및 고위급 임원에 총 310만 달러(44억 1130만 원)를 현금으로 지급했다고 명시했다. 웨이라이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창업자인 리빈(李斌)은 2018년 3월 1일, 주당 2.55달러에 해당하는 1500만 스톡옵션을 받았다. 웨이라이의 현재 주가(17.64달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2억 6500만 달러(3770억 9500만 원) 상당이다.

샤오펑의 경우, 재무보고서에 따르면 허샤오펑(何小鵬) 샤오펑 회장의 총 급여는 135만 2000 위안(2억 6834만 원)으로 나타났다. 리샹 투자설명서에서 리샹 회장의 2021년 총 급여는 150만 4000위안(2억 9851만 원)이라고 밝혔다. 2020년에는 171만 4000위안(3억 4019만 원)이었다.

이들 연봉과 선 CEO의 연봉을 비교하면, 선 CEO의 연봉이 샤오펑의 허 회장 연봉보다 800배 이상인 셈이다. 다만, 주목해야할 부분은 이 돈이 모두 선 CEO가 당장 받을 수 있는 ‘현금’이 아니라는 점이다.

[사진 咨询风]

[사진 咨询风]

중국 경제 매체 매일경제신문(每日經濟新聞)은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선 CEO의 지난해 연봉에는 회사 상장 후 받을 수 있는 지분(12억 6000만 위안, 2501억 2260만 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실제 선 CEO가 받을 수 있는 연봉은 201만 1000위안(3억 9918만 3500원)이라고 전했다.

업계 전문가들 역시, 홍콩 자본 시장의 수익 구조와 재무회계 제도에 따르면 선 CEO의 지분 수익은 실제 받을 수 있는 돈이 아니며, 회사 재무상에서도 실제 지출된 금액이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이는 일반적으로 회사 대표가 특정 목표를 달성하는 데 기여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설정한 임의 인센티브라는 것이다.

이후, 여러 네티즌이 웨이마가 실제 상장해야만 선 CEO가 10억 위안대 연봉을 손에 넣을 수 있다는 내용을 리트윗하기도 했다. 심지어 일각에서는 웨이마가 상장하더라도 선 CEO가 반드시 12억 6200만 위안을 모두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라며, 그의 경영 실적과 상장 후 회사 주가에 따라 액수가 크게 변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가 지분 인센티브를 설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선 CEO의 12억 6200만 위안도 일종의 지분 인센티브로 이해하면 쉽다. 36Kr은 증권 업계 인사의 분석 내용을 인용, “경쟁사의 지분 인센티브 금액과 비교해도 선 CEO의 12억 6200만 위안은 그리 높지 않은 편”이라고 강조했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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