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취객에 70회 맞은 택시기사…"살려달라" 신고에 경찰 무응답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중앙포토

중앙포토

고속도로를 달리는 택시 안에서 취객이 운전기사를 무차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40대 택시기사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30분쯤 경기 안산시로 가는 손님 B씨를 태우고 출발했다.

하지만 B씨는 택시를 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대마초를 피워봤느냐’, ‘왜 이리 가느냐’, ‘술을 많이 마셨다’ 등 횡설수설하더니 잠시 차량 실내등을 켰다가 다시 끄고 나서 휴대전화와 주먹으로 A씨를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차량 블랙박스에는 B씨가 약 3~4분 동안 시속 70~100㎞의 속도로 달리는 빗속 택시 안에서 욕설을 퍼붓고 휴대전화기로 A씨를 내려찍은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B씨가 A씨를 때린 횟수는 모두 70회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경찰에 전화를 걸어 “살려달라. 취객이 죽이려 한다”고 신고하고 차량을 고속도로 갓길에 주차했다.

A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며칠이 지나도록 아무 연락이 없어 언론에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A씨는 병원 진료 결과 머리와 얼굴, 목, 팔 등에 타박상과 찰과상 등 전치 2주의 부상을 당했으며, 그 사건 이후 병가를 내고 회사에도 나가지 못하고 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B씨는 A씨에게 사과의 문자메시지를 보내 보상금을 제시하고 두 차례 전화를 걸어 선처를 호소했지만, A씨의 마음을 돌리지 못했다.

B씨는 사건 당일 ‘안 좋은 일이 있었다며 죗값을 달게 받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연합뉴스에 “치료비도 계속 늘어나고 일도 하지 못한 데 대한 손실이 크다”며 “치료비와 업무 손실을 보상받고 B씨도 법대로 처벌받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고속도로순찰대에 접수돼 관할 경찰서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사 어때요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