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저무는데, 야심 차게 상장 신청한 中 임대주택 업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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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이후, 장기임대주택 사업을 운영하는 칭커(青客), 단커(蛋壳) 등 2개 상장사가 파산, 상장 폐지당했다. 심지어 상장 폐지 이후에도 거액의 집행금을 내는 등 짓궂은 운명을 맞았다. 이 같은 업계 침체 속, 홍콩 증권거래소는 새로운 장기임대주택 업체를 맞이할 준비 중이라는 소식이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올해 9월 26일, 모팡성훠(魔方生活)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 신청서를 제출했다. 모건스탠리와 CCB인터내셔널(CCB International)이 기업공개(IPO)를 위한 공동 주관사로 나섰다. 과연 모팡성훠는 칭커나 단커와 같은 운명을 피해 무사히 상장 성공할 수 있을까? 모팡성훠의 회사 운영 현황을 통해 자세히 살펴보자.

[사진 Warburg Pincus]

[사진 Warburg Pincus]

창립 멤버들의 잇단 ‘사표’ 제출, 해외 투자사는 ‘최대 주주’로 등극

모팡성훠는 2009년 6월 중국 난징(南京)에서 처음으로 임대주택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모팡성훠는 중국 내수 시장에서 중앙 집중식 장기 임대주택 모델을 개척한 곳으로 알려졌다. 다른 개인 주택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얻는 분산형 장기 임대주택 운영 업체와 달리, 모팡성훠는 일반적으로 대규모 기관 소유 업체와 장기 임대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을 고수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은 회사 운영의 안정성을 보장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매물도 까다롭게 고른다. 현대적인 시설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이동에 편리한 위치에 있어야 한다. 게다가 대규모 건물을 통째로 계약, 직접 관리하기 때문에 회사 차원에서도 운영하기 편하다. 이 같은 중앙 집중식 관리 방법 덕분에 입주자에게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할 수 있다.

[사진 创业加盟网]

[사진 创业加盟网]

3년간 업계 경험을 쌓으며 모팡성훠는 성장세에 접어든다. 이를 눈 여겨 본 투자사도 앞다퉈 모팡성훠에 러브콜을 보냈다.

우선 회사의 초기 지분 구조를 살펴보면 모팡성훠의 창업자인 거란(葛嵐)이 35.06%의 지분을 보유, 공동 창업자인 루신(陸欣)이 32.05%의 지분을, 나머지 6명의 주주가 32.89%의 지분을 가졌다. 창업자의 회사 지분이 가장 많은 셈이다.

창립 3년 후인 2012년 6월, 모팡성훠는 6000만 달러(약 850억 8000만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다. 이와 동시에 국가 발전 전략에 참여하게 된다. 투자 유치와 국가 전략 시작을 계기로 모팡성훠는 본격 확장에 나선다. 2014년, 모팡성훠는 상하이와 광저우(廣州)를 시작으로 베이징과 선전(深圳)에도 발을 내디뎠다. 이어 2016년, 항저우(杭州)까지 진출하게 된다.

순조로운 확장 전략을 발판 삼아 모팡성훠는 2015년, 2016년, 2018년, 2020년에 각각 시리즈 B, C, D, E 투자 유치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관련 통계를 보면 공개 투자액은 총 6억 5000만 달러(9217억 원)에 달했다.

글로벌 사모펀드 회사 워버그 핀커스(Warburg Pincus LLC)는 모팡성훠가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한 이후, 3회 연속 모팡성훠 투자에 참여했다. 기업공개(IPO) 전 기준, 워버그 핀커는 모팡성훠의 지분 약 51.62%를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외부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했다.

또 캐나다 기관투자자 퀘벡 연금 관리자(CDPQ)*는 시리즈 D, E 두 차례에 걸쳐 투자한 결과, 지분 약 16.80%를 확보했다. 중국 국영 중국항공공업집단공사(AICC) 자회사인 ‘아빅 트러스트(Avic Trust)’는 시리즈 A 투자로 모팡성훠의 지분 12.50%를 보유하게 되었다. 중국 DT캐피탈(德同资本·DT Capital Partners) 역시, 시리즈 A 투자를 통해 모팡성훠의 4.28% 지분을 획득했다.

*퀘벡 연금 관리자(CDPQ): 캐나다 퀘벡에서 여러 공적 및 준공적 연금 계획과 보험 프로그램을 관리하는 기관 투자자

[사진 泡财经]

[사진 泡财经]

문제는 모팡성훠의 지분이 점차 외부 투자사로 이동하며 발생했다. 특히 2017년, 모팡성훠의 확장과 자금 조달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회사 내부 경영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모팡성훠 창업자인 거란은 2017년 말 즈음 회사를 떠났다. 중국 잡지 중국기업가(中國企業家)에 따르면 거란은 투자자와 비즈니스 계획 등에서 이견을 보이다가 결국 모팡성훠를 떠나게 되었다. 이후, 거란을 비롯한 창립 멤버는 각자 보유한 지분을 현금으로 바꿔 회사를 나갔다.

그중, 거란은 2500만 위안(50억 3925만 원)을 현금화하여 모팡성훠 지분의 2.86%만을 보유하게 되었다. 또 루신은 1억 7800만 위안(358억 7946만 원)을 두 차례에 걸쳐 현금화했으며 2022년 10월 현재 0.61%의 지분만 보유 중이다.

최대주주가 ‘픽’한 中 온라인 여행사 출신, 업계 한파 뚫은 비결은?

모팡성훠의 창립 멤버가 대거 떠난 후, 최대주주인 워버그 핀커스는 2018년 6월, 중국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Ctrip) 출신 정난얀(鄭南雁)을 영입했다.

정난얀은 씨트립을 떠난 후 세븐 데이즈(7天酒店·7 days inn)와 보타오호텔그룹(鉑濤酒店集團) 등 호텔 경영 방면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왔다. 게다가 씨트립 창업자인 량젠장(梁建章)과 함께 소비·관광·인터넷 산업 사모 투자 업체 오션링크(鷗翎投資·Ocean link)를 설립했다.

중국 호텔 관리 회사인 화주호텔그룹(華住集團)* 자회사 한팅(漢庭)호텔 출신 류자(柳佳)도 영입했다. 류자는 사업 전반을 총괄하는 모팡성훠 최고경영자(CEO)로 승진했다.

*화주호텔그룹은 2021년 세계에서 7번째로 큰 호텔 그룹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정난얀과 류자는 암묵적으로 손잡고 모팡성훠 자산 경량화에 나섰다. 2019년 3월, 시리즈 D 투자 유치를 통해 1억 5000만 달러(2132억 4000만 원)를 조달한 내용을 발표하면서 자산 경량화 전략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프랜차이즈, 위탁관리, 합자 등의 협력 방식을 통해 부동산 개발업자, 건설업자, 부동산 보유자 등의 원가 절감에 힘을 보탰다. 무엇보다 운영 과정에 참여해 일정한 이익을 얻는 자산 경량화 전략으로 매출을 늘려갔다.

또 최대주주인 워버그 핀커스를 업고 대규모 인수에 돌입했다. 중국 현지 매체 타이메이티(鈦媒體)는 관련 업계 소식통과의 인터뷰를 인용, 모팡성훠가 2020년부터 총 13억 위안(2623억 5300만 원) 이상 규모의 인수를 진행했다고 전했다. 그 수량은 총 10건으로, 모팡성훠는 스스로 ‘업계에서 가장 활발한 인수자 중 하나’라고 칭하기도 했다.

이어 2021년, 21개의 소규모 프로젝트 진행 업체를 인수했다. 이와 함께 상하이의 ‘황금지대’라 불리는 루자쭈이(陸家嘴) 내 프로젝트를 포함해 6건의 프로젝트를 인수했다.

이러한 전략은 업계 한파를 뚫고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모팡성훠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모팡성훠는 2022년 6월 30일 기준 7만 6190채의 주택을 보유, 연평균복합성장률(CAGR)은 35.2%로 나타났다. 또 올 상반기 매출은 8억 5000만 위안(1714억 250만 원)으로 집계됐다.

[사진 知乎]

[사진 知乎]

업계 명성도 높아졌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드설리번(Frost&Sullivan)은 모팡성훠가 2021년 12월 31일 기준, 중앙 집중식 장기 임대주택 사업자 중 1위(운영 중인 임대주택 수 기준)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관련 통계에 따르면 중앙 집중식 장기 임대주택 시장 규모는 2026년 1252억 위안(25조 2603억 5200만 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밝은 시장 전망에 모팡성훠도 IPO를 서두르고 있는 모양새다.

이번 IPO가 성공적으로 완료 된다면, 모팡성훠는 모집 자금을 ▲사업 확장 ▲전략적 인수합병 ▲기술 인프라 확충 및 혁신적인 주택 매물 확보 ▲마케팅 활동 강화 ▲운영자금 보충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모팡성훠가 업계 ‘거성(巨星)’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차이나랩 이주리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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