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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금태섭의 댓글 읽어드립니다

"공수처 반대표 던졌다면 좋았을거라고요? 고민 많았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금태섭 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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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차준홍 기자

그래픽=차준홍 기자

'나는 고발한다' 필진이 자신의 칼럼에 달린 댓글을 직접 읽고 생각을 나누는 콘텐트인 '나는 고발한다 번외편-댓글 읽어드립니다'를 비정기적으로 내보냅니다. 오늘은 지난 2020년 당론인 공수처 설치에 반대한다는 이유로 당에서 징계 처분을 받은 뒤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탈당한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인공입니다. 금 의원이 쓴 '"대표가 저녁 사줬는데"라며 입막던 민주당, 국민의힘도 똑같다' 칼럼에 달린 댓글에 그가 직접 답변해드립니다.

금태섭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민주당이 사법부 존중 원칙을 정치적 이해관계로 짓밟았는데, 이걸 계기로 민주당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민심과 거리가 먼 공수처 법안을 무리하게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무조건적 복종을 강요하면서 당내 민주주의가 급속도로 붕괴했다"라고도 했습니다. 그는 "윤 대통령의 '내부 총질' 문자 노출 이후 이준석 전 당 대표 몰아내기 사례에서 볼 수 있듯, 민주당에서 시작된 원칙의 붕괴가 이제 막 정권을 잡은 국민의힘으로 전파됐다"며 안타까워했습니다.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 없이 왜 윤 대통령만 비판하느냐"는 의견을 내는 독자가 하면, "잘못한 게 있으면 할 말 하는 게 당연하다, 북한이 따로 없다"며 금 전 의원 생각에 동의하는 독자도 있었습니다. 금 전 의원은 이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요. 영상을 통해 만나보세요.

금태섭 전 의원이 언제 이준석의 난동에 대해 따끔하게 질책했는가? 또 이재명의 탈법과 불법에 직설적이고 명확한 비판을 했는가? (sarm***) 
제가 민주당에 있을 때 조국 사태나 공수처 문제를 비판하면 그 문제를 갖고 토론하는 게 아니라 '언제 당신이 국민의힘 비판했냐' 이렇게 나오거든요. 이래서는 토론이 안 됩니다. 어떤 문제를 지적할 때는 그 얘기를 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이준석 전 대표의 대선 때 행위가 옳다는 말인가요?? (cath***)
저는 이 전 대표하고 생각이 다른 지점이 많아요. 특히 젠더나 소수자 문제에서는 거의 정반대 입장이죠. 문제는 윤석열 정부를 지지했든 아니든 이미 윤 정부가 탄생했고 지금 국정을 이끌어가고 있으니 되도록 우리 정부가 잘 됐으면 하는 생각, 이 정부가 어떻게 하면 성공적인 정부가 될 수 있을까, 국민에게 필요한 민생은 무엇일까를 갖고 말씀드린 겁니다. 이 전 대표가 잘했는지 못했는지는 본질이 아닙니다. 
한국 사람 말은 끝까지 들어봐야 한다더니 결국은 양비론. 모두 까기. 금태섭이 지향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 (dave***)
지향하는 점을 조금 더 명확하게 밝히라는 충고는 고맙게 받겠습니다. 그런데 이 말에 숨은 뜻은 대체로 '너는 민주당 편이냐, 국민의힘 편이냐' 혹은 '국민의힘 편이면 윤 대통령이 하는 일에 전부 찬성해야 하지 않느냐'는 건데요. 이런 논리는 윤 정부 성공에도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민주당이 민주당이란 당명을 쓰는 거 자체가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에 속한다. (wuoh***)
더불어민주당에는 '더불어'도 없고 '민주'도 없다는 말을 많이들 하시죠. 민주당이 과거에는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 토론이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강점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은 게 안타깝습니다.
민주당 의원들, 밥 같이 먹었다고 법률안 검토도 안 하고 검수완박 찬성했구먼. (zami***)
어떤 정책을 추진할 때는 '이 정책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가 무엇인가, 이걸 하면 국민 삶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가'에 대한 철학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여야 모두 상대방을 이기는 데만 지나치게 매몰돼있어요. '우리 편이 하는 건 무조건 찬성하고 상대방 건 무조건 반대해야 한다'는 풍조가 만연해있는데 반드시 고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게 있으면 항의하고 할 말 하는 게 나쁜 건가요? 정말 어이가 없네요. 북한이 따로 없어요. (qyun***)
토머스 제퍼슨이 '비판은 가장 고귀한 형태의 애국'이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이 있으면 정부가 잘못할 때는 비판을 해야 하는 거죠. 제가 민주당 의원일 당시 다수와 다른 의견을 냈던 건 집권당으로서 성공하기 바라는 마음에서 한 겁니다. 그게 잘 안 받아들여져서 저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내 민주주의를 실현하려면, 중앙당-당 대표자-공천-비례대표제도를 없애고, 각 지역에서 치열하게 경쟁한 의원들만 국회에 입성해서, 소신대로 정치할 수 있어야 한다. (acab***)
제도적으로 보완할 점이 많죠. 그런데 제도만 고쳐서 되는 건 아니고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그리고 민주당을 이끄는 분들이 생각을 바꿔야 합니다. 국민의힘이나 민주당 모두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정치적으로 유리한 방향으로만 가려고 하거든요. 보수든 진보든 추구해야 하는 공동선이 있는데 이걸 놓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끌어내는 건 유권자고요.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이라도 잘못했을 때는 따끔하게 야단쳐야지, '누구를 지켜줘야 한다, 나는 누구 편'이라는 식이라면 우리 정치는 아무리 제도를 바꿔도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금태섭 아저씨 잘렸을 때 팩스로 (민주당에) 탈당계 보냈는데 아직도 당비가 나가고 있음. (wonj***)
민주당의 행정 절차에 문제가 있는 것 같고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한데,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이나 진보 정당인 민주당, 그리고 또 다른 당 모두 건강하게 잘 돼야 합니다. 마음에 좀 안 들더라도 어느 당이라도 당에 대한 후원은 쭉 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금태섭의 원 픽(PICK)

기왕이면 (공수처 설치) 반대표를 던지셨으면 더 좋았을텐데 말이죠.(keiz***)
저도 당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당연히 저는 반대였고요. 다만 다수가 찬성을 하는 거였기 때문에 그분들을 존중한다는 뜻에서 그리고 기권표만 던져도 충분히 의사 표현이 될 것 같아서 고민 끝에 기권하기로 했습니다. 정치라는 것은 현실이고 무슨 학문을 하는 것처럼 자기 뜻만 펴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도 제 고민을 알아주셨으니 대단히 감사하고 앞으로 더 잘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