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언트 스텝이 과속 질주? 이 그래프 보면 생각 달라진다

  • 카드 발행 일시2022.10.10

📈 e-Data 스토리

경제 영역에서 ‘역사를 어느 정도 인정할 것인가’는 전문가들이 지금도 입씨름하는 주제입니다.

2022년 9월 당장 아파트 담보대출의 원리금을 내야 하거나 하루하루 증권시장에서 투자 수익을 올려야 하는 와중에 금리가 오르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부담입니다. 발등에 불이지요. ‘한 세대 전 금리와 견주면 여전히 낮다!’는 말을 들어봐야 부담이 눈꼽만큼도 줄지 않습니다. 적잖은 경제 전문가가 긴 흐름보다 ‘지금 이 순간’을 살피는 데 집중하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긴 흐름을 보면 고통의 시간을 가늠해볼 수 있습니다. 긴축의 터널 끝이 어떤 모습일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들이 ‘지금 이 순간’과 함께 ‘그 시절’을 되돌아보는 까닭입니다.

마침 역사를 중시하는 세계적인 경제학자와 줌(Zoom)을 통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바로 안토니오 파타스 프랑스 인시아드(INSEAD)대 교수입니다. 파타스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등에서도 활동하는 금융 전문가입니다. 기자와 줌 인터뷰를 한 2022년 9월 그는 인시아드의 싱가포르 캠퍼스에서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는 과정에서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습니다.

내가 여기(싱가포르)서 가르치는 학생들 가운데 몇몇은 성인이 돼서 0%보다 높은 기준금리를 본 적이 거의 없다. 내가 ‘기준금리가 5%까지 인상될 것으로 보는 게 옳다’고 말하는 순간 그들이 너무나 충격받은 표정이었다. 

학생들의 반응이 터무니없지는 않습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대부분의 세월이 제로금리 시대였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정상화를 내걸고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한 기간이 있기는 합니다. 어림잡아 2016~2019년 사이입니다. 이 시기 기준금리 최고치는 2.5% 수준이었습니다. Fed가 0.25%포인트씩 8~9차례 올린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