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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무는 공간부터 꾸며보세요" 자존감이 자라나는 책

중앙일보

입력 2022.10.07 07:52

집 앞 감나무 땡감에 주황빛이 차오르기 시작했습니다. 뾰족한 밤송이 사이로 알밤도 매끈한 얼굴을 드러냈죠. 이 가을 익어가는 열매를 보며 우리 아이들의 내면도 한층 단단해지고 성숙해지길 바라는 게 양육자들의 마음이겠죠. 경기 의정부 신곡초등학교 최정아 선생님이 이런 바람을 담아 아이의 자존감을 키워줄 수 있는 그림책들을 추천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요? 어른이 되어서도 이 질문에 술술 답할 수 있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자아 개념이 본격 형성되기 시작하는 아이들일수록 '나'에 대해 알아보고 이야기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어떻게 시작할 지 막막하다면 일단 그림책을 펼쳐보세요.

책을 읽고 아이와 함께 좋아하는 빵을 골라보고, 한 뼘의 공간일지라도 아기가 자신만의 취향을 담아 마음껏 꾸밀 수 있도록 해주세요. 자신의 여러가지 모습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시간도 가져보세요.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양육자는 아이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거에요.

내 안의 그림자들과 함께 사는 법

『아리에트와 그림자들』 (마리옹 카디 글 그림, 정혜경 옮김, 문학동네)

 ⓒ문학동네

ⓒ문학동네

한 아이가 냇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런데 물속에 비친 건 장난 끼 많아 보이는 사자네요? 아이의 미소 짓는 표정을 보아하니, 이 사자 그림자가 그다지 싫지는 않은 모양입니다.

어느 날 사자가 죽고 홀로 그림자만 남겨집니다. 사자 그림자는 아리에트라는 아이를 우연히 발견하죠. 이후 아리에트가 물 웅덩이를 지나갈 때 그 속에 풍덩 뛰어들어 아이의 그림자가 됩니다. 그때부터 아이는 사뭇 달라집니다. 자신감 넘치고 거친 모습으로 학교를 누비죠. 하지만 이런 사자 같은 행동으로 인해 친구들은 도망가고 선생님에게도 혼이 나요.

아리에트는 다시 자신의 옛 그림자를 찾아 나섭니다. 이윽고 자기 방 침대 아래에서 옛 그림자를 발견해요. 두 그림자 앞에 선 아이는 과연 어떤 선택을 했을까요?

책에서 그림자들은 내 안에 존재하는 다양한 자아를 의미합니다. 특별히 아끼고 자랑스러워서 뽐내고 싶은 그림자도 있겠지만, 미워하고 지워버리고 싶은 그림자도 분명 있을 거에요. 부정하고 싶은 나의 모습을 외면하는 게 최선일까요? 싫은 내 모습일지라도 어루고 달래 더불어 살아가는 길도 있다고 이 책은 말해줍니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나면 삶을 더 즐길 수 있다고요.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자신의 다양한 면을 이해하고 싶은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네 안에도 여러 그림자가 있을 거야. 네가 좋아하는 그림자와 싫어하는 그림자는 뭐야?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물웅덩이에 비친 내 모습은 어떤 동물의 그림자로 나타날까요? 그림으로 그려보고 어떤 그림자인지 말해보세요.
[예시]
고양이 그림자가 비쳤어요. 학교에 갔더니 고양이처럼 친구도 많아지고 노는 게 제일 좋아졌어요.

ⓒ최정아 선생님

ⓒ최정아 선생님

구석에서 찾은 나

『나의 구석』 (조오 글 그림,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

ⓒ웅진주니어

코로나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제 집안에도 구석구석 작은 변화가 생겼어요. 베란다 작은 선반 위엔 다육 식물들이 줄지어 들어섰고, 벽에는 좋아하는 그림이 걸렸습니다. 8살 아들의 침대 머리 맡은 포켓몬스터 인형들이 차지했죠.

책 주인공인 까마귀에게도 작은 구석 공간이 있습니다. 까마귀는 휑했던 구석을 자신만의 취향으로 채웁니다. 책장을 넘길 때마다 식물, 책, 조명, 러그, 스피커가 들어서면서 구석은 단장을 거듭합니다.

썰렁했던 구석이 그럴듯한 구색을 갖춰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남의 집 구경하는 재미와 살림 늘어가는 대리 만족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흐뭇해 할 독자와 달리 까마귀는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 모습입니다. 까마귀의 구석에 부족한 구석이 무엇일까요?

까마귀는 답을 찾기 위해 드릴로 벽을 뚫어 버립니다. 창문을 내고 마침내 환한 빛이 구석을 비추자 까마귀는 마침내 평안을 찾은 듯 보여요. 창문은 까마귀에게 새로운 친구와의 만남을 열어주기도 하죠. 까마귀가 구석에서 진정으로 찾고 싶었던 건 햇살 같은 따뜻한 소통이 아니었을까요?

내가 머무는 공간은 나를 말해줍니다. 나의 취향을 알게 되고, 미처 깨닫지 못했던 자신의 욕망도 발견하게 되죠. 내가, 아이가 꾸미는 공간에는 어떤 마음과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내 방을 새로 갖게 된 아이, 방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 집에서 네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어디야? 왜 그 곳을 좋아해?
- 그 곳을 좀 더 특별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물건은 무엇일까?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종이 위에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나의 구석’을 꾸며봐요. 동물 친구를 상상하며 그들이 좋아하는 구석도 만들어 볼 수도 있어요.
[예시]
호랑이의 구석입니다. 힘이 세야 해서 요가 매트와 운동 기구가 있고, 잠이 중요해서 소파와 침대가 있어요. 그리고 머리가 좋아야 해서 책도 많아요.

ⓒ최정아 선생님

ⓒ최정아 선생님

마음의 근육도 키우자

『울퉁불퉁 크루아상』 (종종 글, 그림, 그린북)

ⓒ그린북

ⓒ그린북

아이들이 커가며 외모에 관심을 갖는 건 당연한 현상입니다. 하지만 한창 클 나이에 자신이 뚱뚱하다고, 다이어트를 한다고 끼니를 거르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이럴 때 저는 아이들에게 크루아상의 속사정을 들려줍니다. 멋진 외모를 가졌다고 해서 고민이 없는 건 아니라고요.

크루아상은 자기 외모에 자부심이 있는 빵입니다. 자기 관리도 열심히 하죠. 다른 빵들이 잼이나 치즈를 먹을 때 삶은 달걀과 채소를 먹어요. 저녁마다 울퉁불퉁 근육을 키우기 위해 열심히 운동도 합니다. 그런데 예상과 달리 빵집에서 인기가 없자 고민에 빠집니다.

잘 팔리는 빵이 되기 위해 크루아상은 화려한 장식으로 꾸며 보기도 하고 반듯한 빵 틀에도 들어가 봅니다.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한껏 치장한 외모로도 자신의 가치를 인정 받지 못하자 공허함을 느끼게 되죠.

그 때 친구 식빵이가 무거운 짐을 잔뜩 들고 지나갑니다. 크루아상은 식빵이의 짐을 번쩍 들어주죠. 그동안 운동으로 만든 근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입니다. 식빵은 크루아상을 ‘멋진 친구’ 라고 치켜세웁니다.

그제서야 크루아상은 깨달아요. 화려한 외모보다 친구를 돕는 따뜻한 마음이 진정한 멋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요. 나를 나 답게 만드는 힘은 겉모습이 아니라 마음에서 우러나올 수 있다고요.

크루아상처럼 많은 사람들이 외모를 가꾸기 위해 운동을 하고 식단을 관리합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서도 단련이 필요합니다. 배려심 같은 내면의 멋을 가꾸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할 지 이야기를 나눠보는 건 어떨까요?

📌이런 아이에게 추천해요
- 외모에 관심이 많은 아이. 외모로 친구와 자신을 비교하는 아이.

📌이런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네가 좋아하는 빵은 뭐야? 네가 빵이라면 너는 어떤 빵이 될 것 같아?
[예시]
부드러운 카스테라요. 성격이 부드럽고 화를 잘 안내거든요. 카스테라가 달달해서 질리지 않는 것처럼, 게임을 질리지 않고 잘하기도 하죠 .

📌이런 활동을 해보세요
-같은 작가의 『평범한 식빵』(종종 글, 그림, 그린북)을 함께 읽어보세요. 크루아상이 도와줬던 그 식빵에게도 사실 고민이 있거든요. 식빵은 밋밋하고 평범한 자신의 외모가 마음에 들지 않아요. 하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할 수 있는 길을 깨닫게 되죠. 남들보다 크게 잘 하는 것이 없다고 느끼는 아이, 평범한 외모가 고민인 아이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기 좋은 책입니다. 

ⓒ그린북

ⓒ그린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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