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크라, 루한스크주 진입…푸틴은 자포리자 원전 국유화 강행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5일 개전 후 처음으로 루한스크주 흐레키우카에 진입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표지판 앞에서 국기를 든 채 찍은 사진 . [유로마이단프레스 트위터 캡처]

5일 개전 후 처음으로 루한스크주 흐레키우카에 진입한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표지판 앞에서 국기를 든 채 찍은 사진 . [유로마이단프레스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군이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러시아가 점령한 루한스크주에 진입했다고 CNN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로써 지난달 3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합병을 선언한 동부 4개 주(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 모두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에 뚫리게 됐다.

CNN에 따르면 세르히 하이다이 루한스크 지역 군정청장은 국영TV에 출연해 “루한스크주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탈환 작전이 시작됐다”며 “이미 다수의 정착촌이 러시아 점령군으로부터 해방됐다”고 말했다.

CNN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게시된 다수의 사진을 근거로 “우크라이나군이 인근 도네츠크주에서 건너와 루한스크 지역에 있는 마을 최소 1곳에 들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실제 SNS 사진에는 흐레키우카 마을로 진군한 우크라이나군 부대가 도로 표지판 주변에서 촬영한 모습이 등장했다. 흐레키우카는 루한스크주 전략 요충지 리시찬스크에서 50㎞, 도네츠크주의 관문 도시 리만에서 30㎞ 거리에 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러시아군이 합병지역에서 후퇴하는 상황은 러시아 정부도 인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합병과 후퇴는 모순될 일이 없는 별개의 것”이라며 “해당 4개 지역 중 일부 지역은 조만간 러시아의 품으로 돌아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러시아 내부에서조차 우크라이나군 진군을 막을 전력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친(親)정부 성향의 러시아 언론 콤소몰스카야 프라브다의 알렉산드르 코츠 기자는 텔레그램에 올린 영상을 통해 “루한스크주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공세를 막아내기엔 충분한 인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최근 러시아가 겪고 있는 대규모 손실과 직결된 것으로, 현재 최전방은 매우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국유화 카드로 반격을 꾀하고 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자포리자 원전을 러시아 연방 자산으로 국유화하고, 기존 우크라이나 국영 원전기업 에네르고아톰이 갖고 있던 원전 운영권을 접수하는 내용의 대통령령에 서명했다.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전은 올 3월 러시아군에 점령됐지만, 그간 운영은 우크라이나 기술자들이 맡아 왔다.

우크라이나는 즉각 강력 반발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가 ‘법률을 이용한 기습 공격’을 시도했다며 러시아 국영 전력회사 로사톰에 대한 제재를 촉구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