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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푸틴 브레인' 딸 죽음에 우크라 개입 판단”

중앙일보

입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신적 스승'으로 알려진 러시아의 극우 사상가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차량 폭발로 숨진 사고에 우크라이나 정부가 개입된 것으로 미국 정보 당국이 파악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CNN 등은 5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미 정보 당국이 이번 암살을 우크라이나 정부가 승인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을 지난주 미 정부에 보고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차량 폭발로 숨진 다리아 두기나가 생전 러시아 방송에 출현했을 때의 모습.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인 그는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8월 차량 폭발로 숨진 다리아 두기나가 생전 러시아 방송에 출현했을 때의 모습.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인 그는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에 미 당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주요 인사 암살 시도 재개를 포함해 확전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두긴의 딸인 다리아 두기나(29)는 지난 8월 모스크바 인근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던 중 차량 폭발로 숨졌다. 두긴은 지난 2월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도록 부추긴 인물로 알려졌다.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하던 두기나도 아버지의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TV에 출연해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했다.

러시아는 이 사고 직후 우크라이나 비밀요원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나, 우크라이나 측은 연관설을 강력 부인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관리들은 "사전에 이 작전을 알지 못했으며 정보 제공이나 지원을 통해 이번 공격에 가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만약 우크라이나가 의견을 구했다면, 이 공격을 반대했을 것"이라며 "이 사건 이후 (미 관리들이) 암살에 대해 우크라이나 관리들을 질책했다"고 말했다.

두긴의 딸 두기나가 탄 차량이 폭발한 다음날 러시아 수사관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두긴의 딸 두기나가 탄 차량이 폭발한 다음날 러시아 수사관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정부는 (두긴의 딸 암살이) 상징적 가치는 높을지 몰라도 전장에 직접적인 영향은 거의 없으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고위 관리들에 대한 자체 공격을 수행하도록 자극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또 두기나가 사고 당시 몰던 차량이 아버지 두긴의 소유였다는 점에서 실제 암살 목표는 두긴이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는데, 미 정보 당국도 이번 암살의 실제 목표는 두긴이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다만 NYT·CNN은 이번 암살을 정확히 누가 승인했으며,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 작전을 사전에 알고 있었거나 승인했는가 여부와 이번 암살 작전을 누가 수행했는지는 밝혀진 것이 없다고 덧붙였다.

또 미 정보 당국의 이번 판단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대통령 보좌관인 미하일로 포돌야크는 "두기나 같은 사람은 우크라이나의 전술적 혹은 전략적 목표가 아니다"며 우크라이나 당국의 이번 암살 관여를 거듭 부인했다고 NY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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