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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투자, 주식처럼 저평가 투자 기회…내년 금리 하락 노려야”[앤츠랩]

중앙일보

입력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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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교과서와 달랐습니다. 경제학 교과서는 분명 주식과 채권의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고 했지만, 올해는 이례적으로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경기침체 우려로 올해 글로벌 증시는 쭉 내려앉았는데요. 더 큰 문제는 경기가 나쁜데도 물가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것.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린 결과, 채권 가격 역시 내려가고 있습니다.

위험 자산과 안전 자산 모두 하락한 지금, 자산시장 상황은 위기가 분명해 보입니다. 하지만 위기엔 늘 기회가 있는 법. 이미 주식 투자 전문가들은 “주식이 저평가된 만큼 지금부터 사 모을 때”라고 조언하고 있는데요.

채권 역시 같은 논리로 접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실제로 최근 채권 투자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습니다. 삼성증권의 30억원 이상 고액 자산가들은 20년 만기 장기국채를 9월 한 달 1000억원 넘게 사들였다고 하네요. 올해 1~8월에는 92억6000만원 수준에 불과했죠. 다양한 채권을 꾸러미로 분산 투자할 수 있는 채권형 ETF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습니다. 올 8~9월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금액은 750억원을 넘었습니다. 지난해 전체 순매수 규모인 570억원을 크게 넘어선 수준입니다.

투자 기회가 왔다곤 하는데 채권 투자, 주식보다 매우 생소합니다. 주식처럼 MTS에서 거래는 되지만, 증권사별로 같은 회사 채권이더라도 조건들이 다 달라서 챙겨 보기가 힘든 측면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 채권을 가장 많이 사고파는 채권 펀드매니저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KB자산운용의 정상우 채권 펀드매니저와 금정섭 ETF마케팅 본부장을 지난달 30일 만나고 왔습니다.

정상우(왼쪽) KB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과 금정섭 ETF마케팅본부장이 9월 30일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KB자산운용

정상우(왼쪽) KB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과 금정섭 ETF마케팅본부장이 9월 30일 여의도 KB자산운용 본사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KB자산운용

초보적인 질문부터 해보면 왜 채권은 금리와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나요.
[정상우]“채권의 가격은 미래에 내가 받을 돈을 현재가치로 환산한 건데요. 즉, 만기 때 받는 돈(원금과 이자)은 정해져 있는데, ‘만기가 아닌 지금 이 돈을 받으려고 하면 얼마를 받아야 할까’ 라는 질문의 답입니다. 이것을 계산하는 수식은 만기 때까지 나에게 들어오는 돈을 금리로 나누게 되는데요. 금리가 오르면 분모의 숫자가 커지기 때문에 채권 가격은 내려가는 원리입니다.”
[금정섭]“좀 더 쉽게 예를 들어 드릴게요. 가격이 1만원이고, 금리가 5%인 채권을 샀어요. 그런데 시장 금리가 10%로 올랐다면 기존 채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앉아서 손해를 보잖아요. 기존 채권의 매력은 떨어지게 되는 거고. 그래서 기존 5%짜리 채권은 시장에서 1만원보다 가격이 낮아야 거래가 성립하게 되는 겁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급격히 올리고 있는데요. 이럴 때 채권 가격이 내려가는 데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뭔가요.
[정]“국고채 3년 금리가 4%를 넘어선 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거든요. 채권 가격이 그만큼 많이 내려온 겁니다. 주식으로 따지면 저평가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죠. 미국 기준금리가 연말까지 4.5%까지 인상될 가능성이 제기되는데, 이게 무제한으로 오를 수 있는 건 아니거든요. 내년 이후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찾아온 저평가 투자 기회라고 봅니다. 최저 가격을 딱 맞추긴 어려우니 지금부터 조금씩 사 모으는 걸 추천합니다. 물론 채권은 만기까지 부도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원리금을 돌려받는 기회도 있죠.”
 정상우 KB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KB자산운용

정상우 KB자산운용 채권운용팀장. KB자산운용

채권도 종류가 많잖아요.
[정]“대한민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와, 기업이 발행하는 회사채가 대표적입니다. 국채는 우리나라가 부도가 나지 않는 한 이자와 원금을 지급할 수 있으니 사실상 위험이 거의 없는 채권으로 보고요. 일반 기업 채권은 아주 적게라도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런 위험을 일일이 파악하기 어려워 좀 더 쉽게 보기 위해 그룹화한 것이 있는데요. 이를 ‘신용등급’이라고 합니다. 일반적으로 투자등급의 우량 채권이라고 하면 국채와 AAA에서 BBB+까지를 이야기합니다. AAA등급의 채권을 발행하는 회사로는 한국철도공사, 산업은행, 국민은행, SK텔레콤 정도가 있습니다. 등급이 내려갈수록 기업의 안정성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데요. 낮은 등급의 회사들이 채권을 발행해 돈을 빌리려면 더 높은 금리를 줘야 할 테니, 금리가 높은 장점이 있습니다."
어떤 채권부터 관심을 가져볼까요
[금]“금리 상승기 때는 예·적금도 그렇지만, 채권도 만기가 짧은 게 유리한 측면이 있습니다. 채권의 만기가 1년 정도로 짧고 AA- 기업 채권에 투자하면 예·적금보다는 금리가 높으면서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최근 AA-급 회사채가 많이 팔렸고요. AA- 등급의 채권 중에 최근 10년 내 투기등급으로 내려간 사례는 국내에선 대우조선해양 밖에 없습니다. 분식 회계 같은 대형 스캔들이 아니고선 웬만하면 안전하단 의미죠.”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 KB자산운용

금정섭 KB자산운용 ETF마케팅본부장. KB자산운용

직접 투자해보려고 하니 같은 회사의 채권인데도 증권사별로 조건이 달라 까다롭더라고요.  
[금]“주식은 장내에서 거래되는 상장 주식이 압도적으로 거래가 많고, 비상장 주식은 그렇지 않잖아요. 채권은 반대에요. 장외 채권이 중심이고, 장내 채권은 국고채 등 일부만 있어요. 예를 들어 한국전력만 해도 매주 채권을 발행하고 만기나 금리가 다 달라서 증권사별로 파는 상품이 다르죠. 개인 투자자들이 직접 투자하기엔 까다로운 측면이 있어서 처음이라면 채권형 ETF에 투자하는 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채권형 ETF의 매력은 뭔가요.
[금]“먼저 손쉽게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개별 채권은 이자를 받으면서 만기에 원금을 회수하는 전략이 기본적입니다. 중도에 팔기가 어렵고 장외 상품의 특성상 비용도 상대적으로 큰 편이죠. 채권형 ETF는 주식시장에서 거래돼서 간편하게 매도가 가능하고, 비용도 주식거래 정도의 수수료만 내면 되니까 저렴합니다. 두 번째는 다양한 만기와 채권으로 구성된 상품이 구비돼 있어, 투자목적에 맞춰 자유롭게 포트폴리오 구성이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정기예금보다 조금 더 높은 금리를 바라면서 단기채권 ETF에 투자할 수도 있고, 최근 가격이 많이 하락한 장기채권 ETF를 적립식으로 투자하면서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대할 수도 있죠. 달러 강세를 예상한다면 달러채권 ETF를 매수해 이자와 환차익도 노려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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