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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하루 200만배럴 역대급 감산 합의…유가 다시 오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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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OPEC 본부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오는 11월부터 하루 원유 생산을 200만 배럴 줄이기로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 감산 폭이다.

OPEC+는 5일(현지시간) 월례 장관급 회의 후 낸 성명에서 다음달 하루 원유 생산량을 이달보다 200만 배럴 줄이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OPEC 본부에서 대면 형식으로 열렸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 23개국으로 구성된 OPEC+가 대면 회의를 개최하는 건 코로나19 발생 초기인 2020년 3월 이후 처음이다.

이날 회의 전에 OPEC+ 장관급 감시위원회(JMMC)는 경기 침체 우려 등을 이유로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권고했다.

이날 회의에 앞서 미국은 원유 감산을 강행하지 않도록 산유국에 압박을 가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유가 상승은 미국의 11월 중간선거에서 집권당인 민주당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한때 고공 행진하던 유가가 안정세를 되찾은 점을 주요 업적의 하나로 자평해왔다.

이에 따라 이번 OPEC+의 결정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즉각 실망을 표했다. 백악관은 이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과 브라이언 디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명의 성명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생산량을 줄이기로 한 오펙플러스의 근시안적 결정에 실망했다"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번 결정은 이미 치솟는 에너지 가격에 비틀거리는 중·저소득 국가에 가장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에 대한 오펙의 통제를 줄일 추가 조치·권한을 의회와 협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결정으로 지난 7월 이후 3개월째 하락세를 이어오던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가가 다시 오를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인플레이션을 누르기 위해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지속하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게 됐다.

이날 OPEC플러스의 200만 배럴 감산 소식이 전해지자 뉴욕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장중 다우평균과 S&P500은 1%대, 나스닥지수는 2% 넘게 하락했다.

다만 블룸버그 통신은 OPEC+가 하루 200만 배럴 감산을 결정했으나, 상당수 회원국이 현재 생산 기준치에 못 미치는 원유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에 실제 감산량은 하루 90만 배럴 수준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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