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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무비자에도 일본 가기 겁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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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증편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전광판. [뉴시스]

국내 항공사들이 일본 노선 증편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달 김포국제공항 국제선 전광판. [뉴시스]

일본으로 향하는 하늘길이 빗장을 열었지만 항공권 가격은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5일 항공·여행 업계에 따르면 인천~나리타 왕복 항공권은 60만원 수준이다. 김포~하네다는 7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코로나19 직전 ‘노 재팬’ 등으로 2만원대(편도 기준) 항공권이 등장했던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역대급 엔저에다 이달 11일부터 무비자 입국이 허용되면서 일본행 항공 여객 수요가 늘고 있지만 높은 항공권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항공권 가격이 급등한 일차적인 이유는 노선 부족이다. 일본 여행 수요가 쏟아지고 있지만 노선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인터파크에 따르면 일본 정부가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일본 항공권 예약 건수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항공사는 일본 노선 증편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복원되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은 이달 11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을 기존 주 7회에서 14회로 증편한다.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이달 14일부터 주 3회 운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2019년 기준으로 일본 노선은 주당 운항 횟수가 194회에 달했으나 현재는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30일부터 인천~나리타 노선을 주 10회에서 12회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으로 일본 노선을 늘리고 있다. 현재 일본 노선의 주당 운항 횟수는 29회로 2019년 여름(143회)에 비교하면 5분의 1 수준이다. 아시아나 관계자는 “엔저 현상으로 항공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삿포로와 미야자키 노선 운항 재개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비용항공사(LCC)는 일찌감치 일본 노선을 증편했다. 제주항공은 이달 1일부터 인천~나리타, 인천~오사카 노선을 매일 2회 운영하고 있다. 김해~오사카, 김해~후쿠오카 노선도 매일 1회 운항한다. 진에어도 이번 달부터 인천~후쿠오카 노선 등을 증편해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이달 14일부터 주 4회이던 인천~나리타 노선 등을 주 7회 확대할 계획이다.

항공 업계에선 노선 증편으로 인한 ‘항공권 인하 효과’가 이르면 올해 말은 돼야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한다. 공격적인 증편에도 수요 급증을 당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노선은 LCC가 가격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증편 속도가 관건”이라며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노선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는 내년 초는 돼야 가격도 안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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