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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을수록 새롭네…‘듀엣 아닌 듀엣’ 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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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경제 06면

빅나티(왼쪽)와 10CM가 함께 부른 ‘딱 10CM만’. 빅나티는 “발매 10일 전에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 촬영을 못했다”고 밝혔지만 순항 중이다. [사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빅나티(왼쪽)와 10CM가 함께 부른 ‘딱 10CM만’. 빅나티는 “발매 10일 전에 자전거 타다 넘어져서 뮤직비디오, 앨범 커버 촬영을 못했다”고 밝혔지만 순항 중이다. [사진 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듀엣 아닌 듀엣이 가요계에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달 25일 발표된 10CM와 빅나티가 함께 부른 ‘딱 10CM만’가 멜론 주간 차트 9위에 올랐다. 인디 가수와 래퍼의 이색 조합이다.

이들의 만남은 지난 4월 발표한 ‘정이라고 하자’로 거슬러 올라간다. 빅나티의 곡에 10CM가 피처링으로 참여해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20위권에 머물며 롱런 중이다. 10CM는 “서로 장르도 다르고 감성이 아주 다른데 케미가 좋아서 새 곡을 의뢰하게 됐다”고 밝혔다. “10등 안에 들면 스카이다이빙을 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이들은 조만간 실행에 옮길 예정이다.

3일 업데이트된 주간 차트 기준 100위권 내 가수 이름이 병기된 곡은 9곡, 피처링이 명시된 곡은 7곡이다. 필굿뮤직 소속인 윤미래·비비의 ‘로우(LAW)’나 에버그로우 소속 경서예지·전건호의 ‘다정히 내 이름을 부르면’처럼 같은 소속사 가수들이 함께한 경우도 있지만, 다비치의 강민경과 잔나비의 최정훈이 함께 부른 ‘우린 그렇게 사랑해서’ 등 교집합이 없었던 컬래버레이션도 눈에 띈다.

피처링으로 표기돼 있지만 사실상 프로젝트팀처럼 움직이는 경우도 많다. 크러쉬가 발표한 싱글 ‘러쉬 아워’에 방탄소년단(BTS) 제이홉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경우가 대표적이다. 제이홉은 뮤직비디오 뿐만 아니라 안무 영상에도 참여하며 지원 사격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 4월 발표한 싸이의 ‘댓 댓’ 프로듀싱과 피처링에 참여한 BTS 슈가 역시 7월 싸이 콘서트에 깜짝 등장하는 등 후방 지원을 확실히 했다.

2012년 발표한 6집 ‘싸이6甲’을 피처링으로 채웠던 싸이는 올 5월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전엔 피처링을 품앗이로 했다. 그런데 요즘은 회사 대 회사라서 돈 얘기를 하게 됐다”며 지난 10년간 달라진 피처링 문화에 대한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뜨거운 안녕’ 이후 10년 만에 ‘감동이야’로 싸이와 다시 호흡을 맞춘 성시경은 “예전이 불합리했던 것”이라며 “그땐 80만원 짜리 노트북 사주고 끝이었다. 이제 그렇게 못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협업 형태는 더욱 가속화, 세분화될 전망이다. 한 기획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피처링은 아티스트끼리 친분이 있으면 별도로 돈을 받지 않고 해주는 경우도 많았지만 요즘은 곡에 대한 수익도 5 대 5로 가져가기 때문에 병기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음악평론가 김작가는 “다른 색깔을 지닌 가수들이 협업하면 색다른 매력을 선보일 수 있기 때문에 꾸준히 수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음원 사이트 뿐만 아니라 유튜브·틱톡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서 음악을 소비하는 환경에서 가수 이름을 병기하면 검색이 용이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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