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尹에 친서 "IRA 우려 알고있다…열린 마음으로 협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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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 친서에는 “IRA 관련 우려를 잘 알고 있으며 한ㆍ미 간 솔직하고 열린 마음으로 협의를 지속해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한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5일 기자들과 만나 “윤 대통령이 전날 IRA와 한ㆍ미 동맹에 대한 바이든 대통령 명의의 친서를 받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서한을 통해 IRA 관련 우리 측의 우려에 대한 이해를 재차 표명했고, 한국 기업의 긍정적인 역할에 대해서도 명확하게 언급했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친서는 양 정상이 지난달에 런던과 뉴욕에서 여러 차례 만나 IRA를 협의한 것을 토대로 작성됐다”며 “윤 대통령에게 향후 한국기업을 배려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IRA 관련 세부규칙을 통해서 한ㆍ미가 이 부분에 대한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부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관련한 서한을 받았다. 양 정상은 IRA에 대한 협의를 지속해 나가기로 뜻을 모았다. 사진은 지난달 21일(현지시간) 뉴욕의 한 빌딩에서 열린 글로벌펀드 제7차 재정공약회의를 마친 후 대화하는 양국 정상. 뉴시스

구체적인 이행 방안과 관련해서 이 관계자는 “양국의 NSC(국가안전보장회의) 간에 이 부분에 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고, 순방 전후로도 계속돼왔다”며 “대통령까지 친서를 주는 것은 해결 의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이 만난 뒤 친서를 따로 전달한 것은 이례적으로, 이 관계자는 “다른 나라에 축전이나 친전이 전달됐는지는 확인 안 된다. 취임 후 이런 함의를 담은 친서는 오늘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야당을 비롯한 일각에서 지난 영국ㆍ미국ㆍ캐나다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한ㆍ미 양국 정상 간의 신뢰 관계를 재확인하면서 이런 논란에 선을 그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 관계자는 “우리 정부와 미국이 어떠한 협력 관계를 견지해나갈 것인가에 대해 질의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의 협력 의지를 강조하고자 한 것 아닌가”라고 평가했다.

한편, 북한이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발사 등의 도발을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제7차 핵실험으로의 가능성을 높여가기 위한 단계별 시나리오를 밟아가는 게 아닌가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 미사일의 사거리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미사일 관련 (발사) 플랫폼이 계속 바뀌고 있어 다른 미사일로의 도발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을 정도로 빈번해지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자 한반도, 나아가 국제사회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며 “우리 정부는 한ㆍ미, 한ㆍ미ㆍ일 공조를 더 강화하고 북한의 무모한 도발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른다는 점을 인식시키기 위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북 연이은 미사일 발사 관련해 (한·미)양국은 외교부 장관, 안보실장을 포함한 모든 레벨에서 실시간으로 긴밀히 소통하면서 공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미ㆍ일 정상이 통화했는데, 한ㆍ미나 한ㆍ일 간의 통화를 조율 중이냐는 질문에 이 관계자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과 그 이전에도 늘 한ㆍ미 양국 NSC 간 긴밀한 소통이 이뤄지고 있다”라고만 답했다.

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