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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내전 난민 100만명 포용했다…獨 메르켈 '유엔 난민상'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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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의 올해 '난센 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AP=연합뉴스

앙겔라 메르켈 전 독일 총리가 4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의 올해 '난센 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AP=연합뉴스

100만명이 넘는 시리아 내전 난민을 받아들인 앙겔라 메르켈(68) 전 독일 총리가 올해의 '난센 난민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4일(현지시간) 유엔난민기구(UNHCR)는 2015년 시리아 내전 당시 100만명 이상의 난민에 대한 포용 정책을 펼친 메르켈 전 총리에게 난센 난민상을 수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난센 난민상은 192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탐험가 프리드쇼프 난센(1861~1930년)을 기려 1954년 제정됐다. UNHCR은 국적이 없어 기본권조차 누리지 못하고 있는 전 세계 무국적자를 위해 헌신적인 활동을 펼친 개인이나 단체에 매년 이 상을 주고 있다.

지난 2015년 메르켈 전 총리가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한 난민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5년 메르켈 전 총리가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 한 난민과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UNHCR에 따르면 선정위원회는 난민 인권을 보호하고, 국제법을 옹호하겠다는 메르켈 전 총리의 결의를 높이 평가했다. 선정위는 "수백만 명의 절망적인 사람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리더십과 용기, 연민을 인정하며 이를 위해 실현 가능한 장기적인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노력을 높이 샀다"고 말했다.

이어 선정위는 "메르켈 전 총리는 수용한 난민을 대상으로 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등을 실시해 독일 사회 통합을 위한 국민적 노력을 견인했다"고 강조했다.

메르켈 전 총리는 시리아 내전이 한창이던 2015~2016년 수많은 난민이 유럽으로 몰려들자, 난민과 망명 신청자 120만명에 국경을 개방하는 등 포용 정책을 펼쳤다.

그는 이로 인해 대내외적인 비판에 직면하기도 했다. 독일 도이체벨레는 "메르켈 전 총리는 (난민을 배척하는) 독일 내 극우 정당과 갈등을 빚으며 지지율 하락과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면서 "국경을 폐쇄했던 일부 다른 유럽연합 국가들과도 충돌을 빚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6년 그리스 국경 앞에서 한 난민 어린이가 "메르켈 총리, 우리를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 2016년 그리스 국경 앞에서 한 난민 어린이가 "메르켈 총리, 우리를 도와주세요"라는 내용이 적힌 종이를 들고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필리포 그란디 UNHCR 최고대표는 성명에서 "메르켈 전 총리는 대단한 정치·도덕적 용기를 보였다"며 "(난민에 대한) 차별과 공포에 맞서 단호하게 인류 공통의 인간성에 호소하는 진정한 리더십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적 어려움 앞에서 정치인들이 타인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올바른 행동으로 보여줄 때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 보여줬다"고 덧붙였다.

메르켈 전 총리는 AP통신에 "이 상은 나에게 큰 영광"이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난센 난민상의 상금은 15만 달러(약 2억원)이며, 시상식은 오는 10일 UNHCR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메르켈 전 총리 이외에도 아프리카, 아시아·태평양, 중동 등에서 난민을 위해 활동한 4명도 올해 난센 난민상 지역 수상자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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