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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쓰' 먹이고 원산폭격…10살 입양아들에 집은 지옥이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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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음식물 쓰레기를 강제로 먹이거나 이른바 '원산폭격'을 시키는 등 입양한 10대 아들을 학대한 50대 부부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5일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와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0·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로 함께 기소된 A씨의 남편 B씨(52)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인천 미추홀구의 한 아파트 등지에서 양아들 C군(2017년 당시 10세)을 학대하거나 때려 다치게 한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됐다.

그는 싱크대 거름망에 있는 음식물 쓰레기를 C군에게 강제로 먹이거나 모발 손질용 기구인 '고데기'로 팔을 집어 화상을 입힌 것으로 조사됐다.

C군이 "음식물 쓰레기를 못 먹겠다"고 사정했으나, A씨는 등산지팡이로 C군의 머리를 수차례 때렸다. 이에 C군이 억지로 먹었다가 뱉자 또 폭행을 가하며 음식물 쓰레기를 계속 먹게 했다.

A씨는 집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거나 하교 후 늦게 귀가했다며 C군을 둔기로 폭행했으며 흉기를 들이밀면서 위협한 적도 있었다.

B씨도 지난해 8월 C군이 집에서 노트북을 썼다며 바닥에 머리를 대고 엎드린 상태에서 양손을 등 뒤로 하는 원산폭격을 시켰다.

또한 성경 관련 책을 제대로 외우지 못했다며 둔기로 C군의 엉덩이를 20차례 때린 것으로 파악됐다.

C군은 교회 목사에게 양부모로부터 맞았다고 토로했지만, A씨는 "왜 집안 이야기를 밖에 나가서 하느냐"며 재차 학대했다.

A씨 부부는 1994년 혼인신고를 했으며, 2008년 당시 만 1살이던 C군을 입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곽 판사는 "피고인들이 입양한 피해 아동을 학대한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특히 A씨의 경우 위험한 물건을 이용해 상해를 입히고 음식물 쓰레기를 억지로 먹게 하는 등 학대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 아동에게 치유하기 힘든 정신적 상처를 남겼을 것으로 보여 엄중한 처벌을 해야 한다"면서도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과거에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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