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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첫 10승 거둔 KIA 이의리 "위기 되면 간절함 생겨"

중앙일보

입력

10승 기념구를 손에 든 KIA 이의리. 김효경 기자

10승 기념구를 손에 든 KIA 이의리. 김효경 기자

KIA 타이거즈 이의리(20)가 데뷔 2년 만에 두자릿수 승리를 따냈다. 가을 야구를 앞둔 팀에게도 귀중한 승리였다.

KIA는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8-3으로 이겼다. 2연승을 달린 5위 KIA(68승 1무 71패)는 6위 NC 다이노스(64승 3무 72패)와의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KIA의 가을 야구 매직넘버는 2로 줄었다.

선발투수 이의리가 승리의 발판을 놓았다. 타선이 1회 초 4점을 뽑아 가볍게 마운드에 오른 이의리는 1, 2회에 볼넷 1개씩을 주긴 했으나 무실점으로 넘겼다. 그러나 3회 1사 2, 3루에서 박해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어 김현수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채은성을 병살타로 돌려세워 위기에서 벗어났다.

이의리는 5회 1사 만루에 몰렸다. 그러나 김현수와 채은성을 각각 유격수 뜬공과 3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으로 상대를 압도했다. 5이닝 6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 이의리는 데뷔 2년 만에 첫 10승(10패)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86. 양현종을 제외한 KIA 국내투수로는 2012년 김진우 이후 두자릿수 승리다.

4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0승을 거둔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뉴스1

4일 잠실 LG전에서 시즌 10승을 거둔 KIA 타이거즈 투수 이의리. 뉴스1

이의리는 "기분 좋다. 아직은 얼떨떨하다. 경기 전엔 평소보다 침착했다. '오늘의 경기는 내 경기다. 내가 계획한대로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시즌 목표가 10승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1회에 점수가 나니까, 5회에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고 이미 10승을 한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김현수 선배 타석부터는 '안 되면 운명이고, 잘 되겠지'란 생각으로 던졌다. 직구로 승부했다"고 말했다. 3루수 류지혁의 호수비 장면에선 "공이 굴러가는 게 슬로 비디오처럼 굉장히 느리게 보였다"고 웃었다.

동료들도 이의리의 10승을 축하했다.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서는 이의리에게 물세례를 하며 웃었다. 서재응 투수코치도 덩달아 물을 맞았다. KIA 팬들도 이의리의 이름을 외쳤다.

이의리의 시즌 10승 달성을 축하하는 물세례를 하는 KIA 선수들. 김효경 기자

이의리의 시즌 10승 달성을 축하하는 물세례를 하는 KIA 선수들. 김효경 기자

이의리는 올 시즌 만루에서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직전 등판인 9월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선 세 타자 연속 볼넷을 준 뒤 박건우·양의지·닉 마티니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시즌 만루 성적은 0.182. 이의리는 "위기가 되면 간절함이 생긴다"고 미소지었다.

이의리는 잔부상으로 지난해 후반기 등판이 줄어들었다. 19경기 94와 3분의 2이닝 투구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는 29경기에 나가 154이닝을 던졌다. 이의리는 "기복이 심했지만, 150이닝을 소화한 건 큰 의미다. 야수 선배님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되둘아봤다. 이어 "가을 야구를 하면 긴장감이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스트라이크만 잘 던지면 괜찮을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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