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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역항암제 썼더니 4기 암세포 사라져…위암 사망률 뚝

중앙일보

입력 2022.10.05 00:34

업데이트 2022.10.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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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신성식 기자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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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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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간 암 치료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생존율은 올랐지만,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서 사망자도 늘었다. 통계청의 ‘2021년 사망 원인’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암 사망자는 8만2688명으로 10년 새 15% 늘었다. 주요 암 중 위암·간암은 사망률이 줄었다. 특히 위암이 많이 줄었다.

위암 사망자는 2011년 인구 10만 명당 19.4명에서 지난해 14.1명으로 5.3명 줄었다. 반면 암 사망률 1위인 폐암은 31.7명에서 36.8명으로 크게 늘었다. 췌장암도 꽤 늘었다. 대장·전립샘·유방 등의 암은 미미하게 늘었다. 자궁·뇌·식도암이나 백혈병은 변화가 거의 없다. 암 사망 변화의 의미와 원인을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이우용 원장과 혈액종양내과 김승태 교수에게 물었다.

암 사망률 10년 변화 분석해보니
혁신적 약·치료 덕에 위·간암 줄고
조기 발견 어려운 폐·췌장암 늘어
저선량 폐CT, 췌장CT 고려할 수도

김승태 교수

김승태 교수

삼성암병원은 최근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세계 병원평가에서 서울아산병원을 제치고 암 분야 국내 1위에 올랐다. 이 원장은 “2008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별도 건물로 된 암센터 문을 열었고 2013년 암병원으로 격상했다”고 말했다.

폐·췌장암 사망률이 올라간다.
“조기검진이 매우 중요한데, 췌장암은 국가건강검진 항목이 아니다. 폐는 시작한 지(2019년) 얼마 안 됐다. 둘 다 발생이 증가한다. 치료제가 나오긴 해도 획기적이지 않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간암은 왜 줄어드나.
“간염→간경화→간암으로 진행하는데, 간염 예방접종이 늘면서 위험인자가 줄었다.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증가했다.”
대장암은 어떤가.
“노인 인구가 늘어도 사망률이 별로 늘지 않는다. ‘내시경 검사-용종 절제’가 늘었고 좋은 약이 많이 나왔다.”

‘항암제-수술-항암제’ 4기 생존율 40%

이우용 원장

이우용 원장

치료법도 많이 달라졌다. 53세 남성 A씨는 올해 초 검은색 변에 피가 섞여 나왔고 복통을 호소했다. 삼성서울병원에서 대장암 4기 진단을 받았다. 오른쪽 대장의 암이 간 곳곳에 전이됐다. 의료진은 6개월간 항암치료부터 했다. 기존 항암제와 표적항암제(아바스틴)를 같이 투여했다. 간에 자잘하게 퍼진 암이 사라졌고 남은 부위도 작아졌다. 대장 암세포도 약간 줄었다. 의료진은 최근 복강경(내시경) 수술로 간·대장의 암을 잘라냈다. 이 원장은 “혹시 암세포가 남을 수 있어 조직검사 후 석 달 항암치료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치료법이 종전엔 없었나.
“10년 전만 해도 4기는 수술이 불가능했다. 항암치료 해도 길어야 1년밖에 살지 못했다. 지금은 항암치료로 크기를 줄여 수술할 수 있게 바꾸고, 수술 후 항암제를 투여하는 적극적 치료를 한다.”
A씨 같은 4기 환자에게 희망이 있나.
“5년 생존 확률이 30~40% 된다.”

김승태 교수에게 위암을 물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사망률이 크게 줄었는데.
“거의 모든 국민이 연 1회 위내시경 검사를 한다. 심지어 당일 검사도 가능하다. 비용이 저렴한 데다 의사 숙련도가 높다. 수술 후 보조항암요법을 진료지침대로 충실히 이행하는 비율이 높고, 수술이 불가능한 진행성 위암에도 항암치료를 지침대로 시행한다. 효과 좋은 신약이 나오면서 항암화학요법이 빠르게 발전한다.”
보조항암요법은 언제 하나.
“위암 2, 3기 수술 후 한다. 젤록스(젤로다+옥살리플라틴)가 가장 많이 쓰이는 표준요법이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표적항암제도 잘 듣나.
“4기 진행성 위암환자의 1차 치료가 실패하면 2차 치료를 하는데, 사이람자라는 표적항암제와 기존 치료제(탁솔)를 같이 투여하는 방식이 2차 치료법으로 자리 잡았다.”
면역항암제는 어떤가.
“기존 항암제에 안 듣는 4기 위암환자 중 특정유전자(MSI high)를 가진 사람에게 2, 3차 치료약으로 옵디보·키트루다라는 면역항암제를 쓰면 극적으로 좋아지기도 한다. 위암 4기 환자 7명 중 3명의 암세포가 완전 관해(사라짐)됐고 3명은 부분 관해됐다. 치료 반응률이 80%였다. 완전 관해 3명은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2018년 미국의 저명한 의학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논문 게재)
MSI high 유전자를 가진 환자가 얼마나 되나.
“1~4기 위암의 20%, 4기 위암 환자의 10~15%가 해당한다.”

위암4기 면역항암제 곧 건보 적용

김 교수는 더 희망적인 얘기를 꺼냈다. “4기 위암환자에게 옵디보라는 면역항암제와 젤록스를 1차 치료 약으로 같이 쓸 수 있는 길이 열렸다”며 “기존 치료법보다 생존 기간이 평균 석 달 늘어난다”고 말했다. 이 약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건보 적용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한적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 원장에게 암 검진법을 물었다.

“매년 위내시경을 하고, 40대 이상은 3~5년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권고한다. 이게 힘들면 분변 DNA 검사도 괜찮다. 분변잠혈검사(일반적 대변검사)보다 정확하다. 폐암은 저선량CT 검사를 권한다. 췌장은 특별한 조기검진법이 없다. 가족력이 있는 등 걱정이 많이 되면 췌장CT나 MRI 검사를 고려할 수 있다. 복부 초음파 검사도 도움이 된다. 유방암은 멍울이 만져지는지 손으로 자가검사를 한다. 이상한 조짐이 있으면 초음파 검사나 맘모그래피(유방촬영술)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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