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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논문' 충돌한 교육위…장관·증인·현안 없는 3無 국감

중앙일보

입력

교육부 장관 없이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는 주요 증인의 불참으로 종일 공전했다. 유보통합, 반도체 인재양성,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등 당면한 현안이 많지만 여야 의원들은 김건희 여사의 논문 표절과 관련된 증인이 불출석한 이유를 따지는데 집중했다.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건희 논문표절 증인들은 출석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컴퓨터에 붙여놓고 있다. 장진영 기자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김건희 논문표절 증인들은 출석하라!'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컴퓨터에 붙여놓고 있다. 장진영 기자

국회 교육위원회는 4일 오전 10시 교육부와 소속 기관, 국사편찬위원회, 국립특수교육원, 중앙교육연수원 등 7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다. 이주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아직 정식 임명을 받지 못해 이날 국감에는 장상윤 교육부 차관이 장관 대리로 참석했다.

국민대 총장 등 주요 증인 불출석

여야는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특히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한 증인채택 여부를 두고 국감 시작 직후부터 긴 대치가 이어졌다. 여당은 야당의 증인출석 강행처리를 문제 삼아 무효라고 주장했고, 야당은 증인으로 채택된 국민대·숙명여대 총장이 국감을 피하기 위해 외유성 출장에 나섰다며 동행명령이 필요하다고 받아쳤다.

앞서 교육위는 지난달 23일 임홍재 국민대 총장,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 등에 대한 국감 증인출석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해외 출장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논문 지도교수였던 전승규 국민대 교수도 수업을 이유로 출석하지 않았다. 야당 의원들은 국감장에서 '김건희 논문표절 증인들은 출석하라'란 피켓을 들고 나왔다. 여당은 '날치기 증인처리 원천무효' 피켓으로 맞섰다.

여당 간사인 이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다수의 힘을 이용해 국감 증인을 일방적으로 날치기 처리했다"며 "당시 회의장에 배포된 안건엔 어떤 이유서도 없었단 점에서 절차적 무효"라고 주장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은 "조국 전 장관이나 현재 민주당 대표 같은 당 인사들의 청문회나 대선 경선 과정서 논문표절 시비가 벌어졌을 때 (야당이) 어떤 입장을 취했는지 돌이켜보라"며 "대통령 부인에 대한 과도한 공세를 멈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야당 간사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 여사 논문 표절 의혹만큼은 반드시 진상을 규명하라는 국민 여론이 절대적"이라며 "여야협상에서 증인 채택 제안을 했지만 여당 측이 어떤 증인도 채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장상윤 차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장상윤 차관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직무대행)이 4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위원회의 교육부, 국사편찬위원회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같은 연구 부정 문제를 교육부가 방치하고 있다는 질타도 이어졌다. 장상윤 교육부 차관은 "교육부가 연구윤리에 무관심하거나 방치하는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이어 "기존 관행이나 법령, 해외사례를 보더라도 정부 예산지원이 없는 개별 논문에 대해선 소속 연구기관이 검증하고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라며 "재조사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현안 질의 실종…오전 내내 여아 대치

이날 여야는 김건희 여사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한 의사진행발언을 하는 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오후 12시 30분 유기홍 교육위원장이 국감을 정회하기 전까지 약 두시간 반 동안 김건희 여사 관련 증인 명단을 여당이 날치기 통과시켰다는 비판과 국민대 총장, 논문 심사 교수 등 관련 증인이 출석하지 않은 데 대한 질타, 위원장이 동행명령을 내려서라도 증인 출석을 강제해야 한다는 요청이 빗발쳤다. 반도체 인재 양성, 유보통합 등 현안 질의는 오후 3시가 넘어서야 시작됐다.

장상윤 차관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교육의 출발선부터 격차를 해소하겠다"며 "특히 영유아 단계의 교육과 보육 서비스 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등돌봄 교실 운영 시간을 저녁 8시까지로 확대하고, 방과 후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인재양성 방안과 관련해서는 "첨단분야 학과 정원 규제를 완화하고 학·석·박사 통합과정을 도입해 신속한 사회진출을 돕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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