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기어이 핵버튼 누르나…"북극해에 '지구 종말 무기' 보냈다"

중앙일보

입력 2022.10.04 16:59

업데이트 2022.10.04 20:47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가 지난 2일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 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우크라이나 전선을 향해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트위터 캡처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가 지난 2일 대형 화물열차가 신형 병력 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우크라이나 전선을 향해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트위터 캡처

우크라이나와 서방 세계를 겨냥한 러시아의 핵 무력시위가 임박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100메가톤(Mt)급 핵어뢰 '포세이돈'(Poseidon)을 탑재한 러시아 잠수함이 핵실험을 위해 북극해로 출항했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경고가 나오면서다. 러시아 국방부의 핵 장비 전담 부서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장으로 이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나토는 "지난 7월까지 러시아 백해에 정박해 있던 러시아 해군 잠수함 K-329 벨고로드가 포세이돈을 싣고 북극해로 향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핵실험을 계획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첩보 보고서를 최근 동맹국들에 발송했다고 한다.

이와 관련, 러시아 북극해의 카라해 지역에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이탈리아 언론 라레푸블리카의 보도가 나왔으나, 현재 벨고로드의 정확한 위치는 탐지되지 않고 있다.

'지구 종말(apocalypse)의 무기'라는 별칭을 가진 핵어뢰 포세이돈은 해안 도시 인근 수심 1㎞ 안팎에서도 운용 가능해 500m 높이의 쓰나미를 일으킬 수 있다. 길이 184m의 세계 최장 핵잠수함 벨고로드는 포세이돈(길이 24m)을 6기 가량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벨고로드는 지난 7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극비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러시아 해군에 인도됐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핵어뢰 '포세이돈'. AP=연합뉴스

러시아 국방부가 공개한 핵어뢰 '포세이돈'. AP=연합뉴스

이런 와중에, 러시아 국방부의 핵무기 전담 부서 열차가 우크라이나 전방을 향해 이동하는 모습이 지난 2일 러시아 중부 지역에서 포착됐다. 친러시아 성향의 텔레그램 채널 '리바르'는 대형 화물열차가 개량형 병력 수송차와 장비를 싣고 이동하는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화물열차와 관련, 폴란드의 국방 전문 분석가인 콘라트 무시카는 "러시아 내 핵무기 중앙 저장 시설 다수를 운영하며 관련 장비의 유지·관리·수송·배치를 담당하는 제12총국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핵전쟁 경고에 이어) 러시아가 서방에 보내는 전쟁 격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군사적 움직임이 러시아의 무력시위일 가능성이 더 높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실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상대적으로 위력이 약한 전술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핵심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은 소형 핵무기가 통제하기는 어렵지만 효과적인 테러 수단임을 알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저지하기 위해 영토 일부를 거주 불가능한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위협하는 최후의 수단으로 전술핵을 활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 소식통은 "푸틴 대통령의 목표물은 우크라이나 군사기지나 소도시일 수 있다"고 관측했다.

최근 우크라이나의 동부 요충지 재탈환 등으로 수세에 몰린 푸틴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 의지를 강하게 피력하고 있다. 한 고위 소식통은 더타임스에 "현재 러시아군이 장악 중인 우크라이나 남부와 접한 흑해에서 푸틴 대통령이 핵무기 사용 의지를 더 내비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AP=연합뉴스

서방 국가들에게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을 멈추라는 러시아의 경고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영국 비정부기구 전략지정학위원회 소속 제임스 로저스 연구소장은 "러시아가 현재 내리고 있는 의사결정의 질을 보면 배제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러시아는 갈수록 필사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의 핵 사용 현실화 시 서방 국가들이 어떻게 대응할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복수의 미 국방부 소식통은 텔레그래프에 "미국이 러시아의 전술 핵무기 사용을 포함해 여러 가지 가능한 시나리오에 대한 대응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광범위한 사이버 공격과 경제 제재, 우크라이나 정부와 군에 대한 추가 지원 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핵 전문가인 앤드루 퍼터 레스터대 교수는 더타임스에 "나토 동맹국들이 대응에 나선다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일이 될 것"이라며 "만약 서방이 핵무기 사용으로 대응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자국의 핵무기 사용 움직임에 대한 외신 보도를 허언으로 규정하고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4일 밝혔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관련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서방 정치인과 국가 원수들이 서방 언론을 이용해 핵 관련 허언 기술을 연습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에 관여할 뜻이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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