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연평균 전기세 1000만 원…최후의 수단은 중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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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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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농촌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 셔터스톡]

영국 농촌 지역에 설치된 태양광 패널. [사진 셔터스톡]

추운 겨울을 앞두고 에너지 위기의 먹구름이 짙게 깔린 유럽에서 새로운 업종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바로 태양광이다. BBC는 지난 28일 2020년 7월 태양광 패널이 주당 1천 개씩 설치됐는데, 현재는 매주 3천 가구 이상에 태양광이 설치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영국 무역협회 솔라에너지UKsolarenergyuk에 따르면 총 설치된 태양광 패널의 수는 2년 전보다 3배 증가했다. 일부 공급업체는 8월에만 자체 물량이 10배 증가했다고 말할 정도다.

이유는 영국의 잔인한 전기세 때문. 평균 가계 전기세는 올해 들어 54% 치솟았고 내달에는 연 3천549달러(약 555만 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오실리원은 내년 4월 영국의 에너지 요금 상한이 무려 7272파운드(약 1147만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방 3개짜리 주택의 2∼3인 가구의 연간 전기 요금이 2년 만에 180만 원에서 1000만 원 이상으로 높아진다는 말이다.

그러나 영국의 인플레이션은 현재 진행형이다. 씨티뱅크는 내년 1월에는 영국 물가 상승률이 18%를 넘어갈 수 있다고 예고했다. 영국 근로자들의 올해 4∼6월 평균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이처럼 고유가와 물가 상승에 실질 임금은 큰 폭으로 줄고 있으며 영국인들의 생계에 적잖은 영향을 주고 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이처럼 에너지 위기가 코앞으로 닥쳐오자 태양광 패널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솔라에너지UK에 따르면 태양광 설치를 통해 일반 가정은 연간 300파운드(약 47만 원)~900파운드(약 140만 원) 이상의 전기 요금을 절감할 수 있다.

또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러시아산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태양광 발전을 확대하고 있다. 영국 환경 싱크탱크 엠버에 따르면 유럽연합(EU)의 지난 5~8월 태양광 발전량은 99.4TWh(테라와트시)로 전체 전력의 12%를 차지했다. EU는 태양광 발전 용량을 2025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런데 유럽에 설치된 이 태양광 패널, 절반 이상이 중국산이다.

유럽은 신에너지에 대해 급진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 중국에 있어 가장 이상적인 시장이다. 올 2분기부터 중국의 대(對) 유럽 수출이 많이 증가하여 2022년 상반기 태양광 모듈 수출 중 절반 이상(42.4GW)이 유럽으로 향했다. 중국의 과거 대유럽 모듈 수출량은 2020년 26.7GW, 2021년에 40.9GW를 기록하였으며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현재 유럽은 EU의 REPowerEU Plan, 독일의 새로운 Renewable Energy Act(EEG) 등 태양광 설비를 확대하는 정책을 연이어 내놓고 있어서 중국의 대유럽 모듈 수출에 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태양광 기업은 유럽 시장을 등에 업고 올해 상반기 막대한 이익을 얻었다. 세계 최대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체인 퉁웨이(通威·Tongwei)는 상반기에만 122억 2400만 위안(약 2조 4500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또 다른 폴리실리콘 업체 다취안에너지(大全能源·다코) 역시 95억 2400만 위안(약 1조 9227억 원)을 벌어들였다.

웨이퍼·모듈 분야에서 각각 세계 1, 2위를 달리고 있는 룽지구펀(隆基股份·론지솔라)은 8억 9600만 달러를, 세계 최대 모듈 기업인 징커에너지(晶科能源·진코솔라)는 3억 4700만 달러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1일 촬영한 다칭(大慶)유전 싱훠(星火) 수면 태양광 시범 프로젝트 현장. [사진 신화통신]

21일 촬영한 다칭(大慶)유전 싱훠(星火) 수면 태양광 시범 프로젝트 현장. [사진 신화통신]

유럽뿐만 아니다. 중국산 모듈 수입 변동이 큰 아시아 태평양 지역도 중국산 모듈을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지역은 2022년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17.2GW에 달하는 모듈을 수입했다. 이중 인도가 한 해 사용량에 달하는 8.3GW를 수입했다. 인도 정부는 2022년 2분기부터 수입산 태양광 모듈에 부과하는 기본관세를 기존의 20%에서 40%, 셀에 부과하는 기본관세(BCD)를 15%에서 25%로 각각 인상했는데, 이로 인해 인도 태양광업체들이 금년 1분기에 중국을 포함한 해외로부터 수입을 크게 증대시켰다.

이외에 1GW가 넘는 중국산 모듈을 수입한 나라는 일본과 호주로 각각 3.2GW, 2.7GW를 수입했다. 미주지역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96% 증가한 12.1GW의 중국산 모듈을 수입했는데, 주요 수입국은 현재 태양광 제품에 수입 면세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브라질로 총 9.0GW를 수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동지역에서는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5.5GW의 중국산 모듈을 수입했는데, 이 중 1GW 이상을 수입한 나라는 파키스탄과 UAE로 각각 1.8GW, 1.0GW를 수입했다.

중국 정부가 '탄소 배출 정점 및 탄소 중립' 정책을 시행하면서 태양광 업계는 경쟁이 치열한 산업 중 하나가 됐다. 올 상반기 중국에 30.88GW(기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가 설치됐다. 7월 말 기준 중국의 발전 설비 용량이 약 24억 6천만㎾(킬로와트)에 달해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했다.

중국 주요 발전 기업들의 태양광 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도 급증했다. 중국 국가에너지국의 통계에 따르면 올 1~7월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04% 급증한 773억 위안(약 15조 1천3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중국 태양광 상품 수출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는데 올 상반기 수출된 태양광 모듈이 74.3% 늘어 78.6GW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 1~6월 중국의 태양광 관련 제품 수출액은 약 259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전년 대비 113.1% 급증했다. 강력한 해외시장 수요는 중국 태양광 제품의 수출량과 경쟁력을 높였다는 평가다.

지난 5월 21일 한 태양광 회사에서 직원이 태양광 패널 외관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지난 5월 21일 한 태양광 회사에서 직원이 태양광 패널 외관 검수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신화통신]

중국 태양광 산업의 압도적인 실적은 대규모 생산능력에서 발현된다. 태양광 공급망에서 중국의 생산용량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 폴리실리콘 78%, 웨이퍼 97%, 태양전지 85.5%, 모듈 80.6% 등으로 나타났다. 태양광 공급망에서 중국 비중이 가장 낮은 분야인 폴리실리콘은 대규모 증설로 2023년 이후 글로벌 폴리실리콘 공급에서 중국산 비중은 80%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양전지 핵심 소재인 웨이퍼를 독점해 중국의 웨이퍼 공급 없이는 태양전지 생산이 불가능한 상황.

향후 중국의 태양광 독점은 더욱 가속할 전망이다. 중국이 공격적으로 생산설비를 증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증설된 폴리실리콘 생산용량은 약 7만 톤(t)인데, 모두 중국에서 이뤄졌다. 글로벌 태양전지와 모듈은 작년 대비 117GW(기가와트), 123GW씩 늘었는데, 이 중 중국 점유율이 각각 90%, 92.7%에 달했다.

다만 문제는 곳곳에 존재한다. 전력 사용, 인재, 대외무역뿐만 아니라 특히 공급망이 가장 큰 문제로 지목받았다. 올해 태양과 모듈 가격은 다시 1와트(W) 당 2위안(387.68원) 이상으로 돌아섰고 실리콘 소재 가격도 10년 전 가격으로 급등했다.

중국 태양광산업협회는 시장 수요 전망 과열 및 산업망·공급망 유연성 부족 등으로 인해 공급망 가격이 크게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일부 태양광 발전 모듈 생산 기업이 공장 가동을 멈추거나 감산하는 등 집광형 태양광 발전 시스템 수요를 억제했다는 설명이다.

차이나랩 김은수 에디터

[사진 차이나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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