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공수처, 김웅 불기소 반발 "손준성과 공모 관계 입증하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22년 9월 27일 오전 김진욱 공수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2022년 9월 27일 오전 김진욱 공수처장이 출근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이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을 받던 김웅 국민의힘 의원을 무혐의 처분한 것과 관련해, 1차 수사를 한 뒤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을 재판에 넘겼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김 의원이 손 부장으로부터 고발장을 받았다는 증거가 불충분하다는 검찰과 달리 “김 의원이 직접 받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면서다. 공수처는 향후 손 검사의 1심 재판 과정에서 두 사람의 공모 관계를 입증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檢 “손준성→김웅 고발장 보냈단 증거 부족” 불기소에 반발

지난 5월 공수처는 손 부장(사건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에 대해 “2020년 4월 총선 직전 당시 여권(더불어민주당계)에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할 목적으로 최강욱 의원을 포함한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과 실명 판결문을 김 의원에게 발송했다”라며 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고위공직자가 아니었던 김 의원은 검찰에 이첩하며 “손 부장과의 공모관계가 인정된다”라고 기소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지난달 29일 “손 부장이 최초로 고발장을 텔레그램 메신저로 발송한 이후 김 의원이 수신하는 중간 과정에 제3자가 개입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라는 등의 이유로 김 의원을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손 부장과 함께 고발된 김건희 여사에 대해선 “고발인의 진술 외에 별다른 증거도 없고 수사할 만한 단서도 발견하기 어려워 별도로 소환 조사 하지도 않았다”라며 각하했다.

공수처 “가능성 매우 높아…우리가 더 많은 증거 갖고 있어”

공수처 관계자는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정례 브리핑을 통해 “검찰의 판단 자체에 저희가 이렇다 저렇다, 맞다 틀리다고 평가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고 하면서도 “어쨌든 손 부장에게서 김 의원에게 (고발장이 직접) 갔다는 걸 우리가 결론 내렸고, 그 역시 공소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손 부장이 김 의원에게 고발장을 보냈다는) 직접적 증거는 없지만, 정황 증거들을 모아 공소를 제기했다”라며 “종합해 봤을 때 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본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분명히 검찰 쪽보다 우리가 더 많은 증거를 갖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이날(4일) 공수처 관계자는 “검찰 수사 결과가 앞으로 손 검사 재판에 영향을 미치는 게 아닌가 일부 언론에서 우려하는 것 같은데, 예단하기는 어렵다”라고 했다.

김웅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김웅 국민의힘 의원. 중앙포토

떠나는 최석규 부장 “언론 비판 수용…새 부장 오면 성과 날 것”

이날 브리핑에선 오는 5일자로 퇴임하는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가 사직 인사를 했다. 그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임기를 못 채워서 국민 여러분과 공수처 구성원께 죄송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혔다. 퇴직 후엔 변호사로 돌아갈 계획이라고 했다.

최 부장은 “그동안 공수처 구성원들을 격려해주시고 질책해주신 기자 분들에게 감사 말씀을 드린다”라며 “수사능력 부족, 역량 부족, 정치적 논란 등 언론으로부터 받은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 부장은 “공수처가 설립된 뒤 아무 것도 한 게 없다는 비판이 있지만, 설립 초기보다 시스템 면에서 많은 진전이 있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각종 규칙과 지침 등을 만들고 킥스(KICS·형사사법정보시스템)를 도입한 걸 염두에 둔 발언이다.

최 부장은 “오는 7일자로 부장검사 두 명과 검사 한 명이 임명되면 수사능력이 보충되고 국민이 기대하는 성과가 날 것”이라며 “애정을 갖고 공수처를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최 부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수사 방해’ 의혹과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공소장 유출’ 의혹 사건의 주임 검사로 각각 1년 넘게 수사를 벌였으나 마무리하지 못했다. 지난 5월에는 ‘옵티머스 부실 수사’ 혐의를 받던 윤석열 대통령 등에 대해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2021년 9월 3일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2021년 9월 3일 최석규 공수처 부장검사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교사 특별채용 의혹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검찰 출신 수사경험 많은 김명석·김선규 수혈로 분위기 쇄신하나

최 부장을 포함해 공수처는 최근까지 검사 5명이 잇따라 사의를 나타내 ‘엑소더스’ 우려가 불거지기도 했다. 수사 방향 등을 둘러싸고 김진욱 공수처장과 여운국 차장 등 지휘부 간, 또는 일선 검사 간 갈등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다 공수처가 강력·마약통 검찰 검사 출신인 김명석(사법연수원 30기) 법무법인 우방 대표변호사와 특수통 검찰 검사 출신인 김선규(연수원 32기) 법무법인 다전 변호사를 부장검사로, 윤상혁(변호사시험 4회) 공수처 검찰사무관을 검사로 신규 임용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조만간 부장검사들의 자리 배치를 하고 그에 따른 후속 인사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