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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로 대피하라" 日 난리…北, 5년만에 日통과 미사일 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북한이 5년 만에 일본 열도를 통과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하자 일본은 충격 속에서 경계를 높이고 있다. 미사일이 통과한 홋카이도(北海道)와 아오모리(青森)현 일대에는 긴급 대피 지시가 내려졌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이번 발사를 "폭거"라고 비난하며 즉시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했다.

4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현 등의 TV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알리는 경보가 방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4일 오전 일본 홋카이도현 등의 TV에 북한 미사일 발사를 알리는 경보가 방송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방위성은 이날 오전 7시 27분쯤 북한이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물체를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이 미사일은 오전 7시 22분쯤 북한 내륙지방에서 발사돼 약 20분간 4000㎞ 이상 비행한 후 일본 열도로부터 동쪽으로 3000㎞여 떨어진 배타적경제수역(EEZ) 밖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방위성은 밝혔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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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에 따르면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통과한 것은 2017년 9월 15일 홋카이도 상공을 넘은 '화성12' 이후 처음이며 이번이 총 7번째다.

홋카이도와 아오모리현에는 이날 오전 7시 27분쯤 전국 미사일 발사 정보 전달 시스템인 엠넷(Em-Net)의 속보와 함께 전국순시경보시스템(제이얼럿·J-ALERT)이 발령됐다. 방송에서는 주민들에게 "건물 안에 있거나 지하로 대피하라"는 피난 지시가 거듭 흘러나왔다. "수상한 물건을 발견한 경우엔 접근하지 말고 경찰이나 소방 등에 연락하라"는 안내 멘트도 방송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일본 정부가 제이얼럿을 발령한 것은 5년 전 '화성12' 발사 당시 이후 처음이다.

열차도 멈춰섰다. 북한 미사일이 일본 도호쿠 지역 상공을 통과함에 따라 도호쿠신칸센 일부 구간의 운행이 오전에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됐다. JR홋카이도 열차와 삿포로시 지하철도 한동안 운행을 멈췄다.

공영방송 NHK는 미사일 발사 직후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지역 주민들에게 대피 경보를 반복해 알렸다. 도쿄(東京)에선 신문들이 호외를 발행하기도 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급하게 총리 관저에 출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4일 오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듣고 급하게 총리 관저에 출근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로 인한 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미사일이 통과한 도호쿠 지역 전력회사들은 발사 소식과 함께 인근 지역 원자력발전소 안전 점검에 돌입했다. 후지TV에 따르면 오전 8시 10분 현재 홋카이도의 도마리 원전과 아오모리현의 핵연료 재처리 시설, 후쿠시마 제1, 2 원전 등에는 특별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일본 정부는 빠르게 움직였다.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은 오전 8시 10분쯤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이 일본을 통과해 태평양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하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며, 특히 일본 열도 통과는 일본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곧이어 기시다 총리도 총리 관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이번 행위를 "폭거"라고 규정하면서 "강하게 비난한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또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피해 파악과 정보 수집, 관계국과의 연계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이날 오전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고 북한 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응을 논의했다. 마쓰노 관방장관은 회의 직후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어 "미사일의 비거리는 약 4600㎞, 최고고도는 약 1000㎞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또 자위대에 의한 미사일 요격은 실시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마쓰노 장관은 이어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우리나라의 안보에 있어서 중대하고 임박한 위협인 것과 동시에, 지역 및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것"이라면서 "반격능력(적 기지 공격 능력) 확보를 포함해 방위력을 근본적으로 강화하겠다"는 내용의 관방장관 성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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