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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우크라 의용군 "미사일 맞고 날아가…러, 민간인 노렸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의용군으로 있을 당시의 모습. 사진 JTBC 캡처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의용군으로 있을 당시의 모습. 사진 JTBC 캡처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한 한국인 의용군이 최근 귀국했다. 이 의용군은 “작전 중 미사일에 맞아 날아가기도 했다”며 참혹한 경험담을 전했다. 아울러 “법 위반에 대해서는 처분을 받겠다”고 밝혔다.

지난 4월 참전했다가 지난 1일 귀국한 조휘진 씨는 최근 뉴스1, JTBC와의 인터뷰에서 6개월여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겪은 일들을 털어놓고 직접 촬영한 사진 등을 공개했다.

전쟁터에 몰린 우크라이나 아이들의 사진을 보고 “그래도 군대에 다녀온 내가 거기에 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의용군 지원을 결심했다는 조씨. 국제군 단위 보병 부대에 속해 있으면서 전쟁 초기부터 우크라이나 동부 최전선에서 참전했다는 그는 수없이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고 전했다.

조씨는 “자다가 터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나곤 했다. 머리 위로 (러시아군이 쏜) 미사일이나 포탄이 지나갔다”며 “이건 앞에 있는 군인들을 노리는 게 아니라 제 뒤에 있는 민간인들을 노리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심지어 “(작전 중에) 미사일에 피격당해서 날아갔던 적이 있다”며 “‘내가 지금 살아있는 게 맞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직접 촬영한 러시아의 폭격을 맞은 우크라이나의 모습(위에서부터 1,2번째). 사진 뉴스1, 로이터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직접 촬영한 러시아의 폭격을 맞은 우크라이나의 모습(위에서부터 1,2번째). 사진 뉴스1, 로이터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현지에서 먹었던 식사. 사진 JTBC 캡처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현지에서 먹었던 식사. 사진 JTBC 캡처

조씨는 언론 등에 나온 것이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잔혹한 전쟁의 참상을 현지에서 보고 느꼈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과 정말 다르다. 흔히 미디어에서 보여주는 시체들이 나뒹군다거나 건물이 부서져 있다거나 같은 거는 사실 전쟁의 아주 단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숲이나 흙구덩이에서 지냈는데, 7개월 가까이 지내면서 몸과 마음이 지쳤다. 가까운 동료가 죽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다른 동료에게 ‘내가 (시신을) 수습 못 하겠으니까 대신 좀 해 달라’고 부탁할 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무서웠다. 하루하루 집에 오고 싶었다”며 “모든 병사가 다 집에 갈 수는 없었다. 내가 여기(한국)에 온 건 운이 되게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용군 중에 사망자는 꽤 있었지만, 한국인들은 다들 무사히 돌아왔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흙구덩이에서 지내는 모습. 사진 뉴스1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가 흙구덩이에서 지내는 모습. 사진 뉴스1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왼쪽 아래)와 동료들. 사진 JTBC 캡처

우크라이나 국제의용군(국제여단)으로 참전했던 조휘진 씨(왼쪽 아래)와 동료들. 사진 JTBC 캡처

그래도 참전을 후회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게 잘못된 결정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그걸 의심해본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에 대대적으로 반격하는 한편 일부 영토를 회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씨는 “최근에 러시아에서 대규모로 징집한다는 얘기는 있는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전세를 뒤집을 수 없을 만큼 이미 압도적으로 우크라이나군이 이기고 있다”며 “사실 이미 종전이 다가왔다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가 당연히 승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씨는 귀국 후 여권법 위반 등에 대해 경찰 조사를 받은 상태다. 그는 “실정법(여권법 등)을 위반한 게 맞고 당연히 처분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우리 정부가 해외 의용군 활동을 처벌하는 게 지나친 입법, 즉 입법 과잉이란 생각을 한다”며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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