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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연속 가을 야구 실패… 롯데의 프로세스는 진행중

중앙일보

입력

지난 7월 올스타전 은퇴투어에서 사인하는 롯데 이대호. 결국 이대호는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나가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연합뉴스

지난 7월 올스타전 은퇴투어에서 사인하는 롯데 이대호. 결국 이대호는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나가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다.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가 5년 연속 가을 야구를 하지 못했다. 구단 시스템 개혁 프로세스는 아직도 진행중이다.

롯데는 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3-9로 졌다. 이로써 남은 2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는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뒷문에서 불안을 드러냈고, 외국인 선수 3명 중 2명을 교체했다. 찰리 반즈가 4일 로테이션까지 감수했지만 힘이 부쳤다. 7월 24일 KIA 타이거즈전에선 홈 팬들 앞에서 단일 경기 최다 점수 패배(0-23)를 당했다. 결국 시즌 막바지까지 추격전을 벌였으나 끝내 따라잡지 못했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가을야구에 나선 건 2017년이다. 롯데는 정규시즌 막판 상승세를 타며 3위에 올랐다. 하지만 2018년 7위, 2019년 10위로 추락했다. 2020년 7위, 2021년 8위에 머무른 롯데는 올해도 가을 야구를 구경만 하는 처지가 됐다.

올 시즌이 더욱 아쉬운 건 롯데 구단 사상 최고의 타자 이대호(40)가 은퇴하기 때문이다. 이대호는 8일 열리는 사직 LG 트윈스전에서 은퇴식을 치르고, 그라운드를 떠난다. 이대호는 "한국시리즈에 한 번도 못 뛰었다. 한국시리즈까지는 어렵더라도 포스트시즌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했지만,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는 2019시즌 뒤 변화를 선택했다.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에서 근무했던 성민규 단장을 선임했다. 외부 인사인 성 단장은 '프로세스'를 외치며 대대적인 구단 개혁에 들어갔다. 몸집을 줄이고, 유망주를 모아 장기적으로 팀을 강하게 만들자는 게 골자였다.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성민규 단장. 연합뉴스

2019시즌 연봉 합계 1위였던 롯데는 성 단장 재임 기간 선수 영입에 소극적이었다. 외부 FA 계약은 2루수 안치홍 1명이었다. 원클럽맨 손아섭을 떠나보내기도 했다. 대신 드래프트와 트레이드를 통해 젊은 선수들을 모았다.

모든 게 순탄하진 않았다. 2020년 취임한 허문회 감독은 구단과 잡음을 일으키다 결국 물러났다. 유격수 이학주를 비롯해 야심차게 데려온 선수들도 기대치에 못미쳤다. 고승민, 황성빈 등 주전급 야수들을 키워냈지만 역부족이었다. 래리 서튼 감독의 팀 운영에도 물음표가 달렸다. 결국 성 단장 계약기간 마지막해인 2022시즌에도 성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롯데는 성 단장을 재신임했다. 3년간 포스트시즌에 한 번도 나서지 못했지만 리빌딩을 완성할 기회를 줬다. 2023년까지 계약한 서튼 감독도 그대로 지휘봉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여전히 롯데는 메워야 할 곳이 많다. 올해 팀내 타율(0.335), 홈런(23개), 타점(100개·4일 현재) 1위였던 이대호가 떠난다. 반즈와 댄 스트레일리, 박세웅의 1~3선발은 훌륭하지만, 구원투수 평균자책점(4.86)은 최하위다. 포수 문제는 3년 동안 해결하지 못했고, 내야 경쟁력도 떨어진다.

그동안 아껴왔던 롯데는 지갑을 열 준비를 마쳤다. 2019년 101억8300만원(외국인선수 제외)이었던 팀 연봉은 54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해 연봉 8억원을 받은 이대호도 떠난다. 내년부터 샐러리캡(연봉 합산 제한)이 시행되지만, 롯데는 여유가 있다. 그동안 "쓸 때와 쓰지 말아야 할 때가 있다"고 말했던 성 단장이 말한 '쓸 때'가 왔다.

포수 영입은 '기정사실'에 가깝다. 이번 시즌 뒤엔 양의지(NC 다이노스), 유강남(LG 트윈스), 박동원(KIA 타이거즈), 박세혁(두산), 이재원(SSG 랜더스)이 FA 자격을 얻는다. 얼마나 써서 누구를 잡느냐가 관건이다. 선발투수와 야수 자원도 시장에 많이 나온다. 이번 겨울 행보가 지난 3년은 물론 롯데의 미래를 결정지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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