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1인 가구는 욜로족? 그건 옛말…42%가 N잡러, 소득 반은 저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2면

지갑은 닫고 저축은 늘리며 똑똑하게 돈 관리를 하는 ‘스마트 싱글’족이 늘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여유자금 마련을 위해 자발적으로 부업이나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이런 내용을 담은 ‘2022년 한국 1인가구 보고서’를 3일 발표했다. 6개월 이상 혼자 거주하며 독립적인 경제 활동을 하는 25~59세의 1인 가구 2200명을 지난 5월 20일간 설문 조사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 1인 가구는 지난해 기준 72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33.4%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가족 형태인 4인 이상 가구(400만 가구)의 1.8배 수준이다. 2016년부터 5년 동안 1인 가구는 연평균 5.8% 늘어난 반면, 4인 이상 가구는 연평균 3.2% 감소했다.

1인 가구가 불확실한 미래보다 현재에 투자하는 ‘욜로족’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 싱글족은 계획적으로 소비하고 저축을 늘린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월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44.2%로 코로나19가 시작된 2년 전(57.6%)보다 13.4%포인트 감소했다. 저축은 같은 기간 34.3%에서 44.1%로 증가했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부장은 “(요즘 1인 가구는) 정기적으로 자산을 점검하고, 매달 소비와 저축금액을 정하는 등 계획적으로 자산을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자발적 ‘N잡러’도 크게 증가했다. 1인 가구 중 42%가 다양한 부업으로 수입을 다변화하고 있다. N잡러는 2개 이상의 복수를 의미하는 N과 직업을 뜻한 잡(job)이 합쳐진 신조어다. 1인 가구가 부업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데는 생활비 부족(14.1%)보다는 여유자금·비상금 마련(31.5%)이나 시간적 여유(19.4%) 같은 자발적 이유가 컸다.

특히 배달 라이더와 앱테크, 블로거 등 신생 부업 활동(86.2%, 복수응답)이 서비스 아르바이트 같은 전통 부업(31%)대비 2.8배 높았다.

1인 가구가 예상하는 노후 대비를 위한 최소한의 자금은 2년 전(5억7000만원)보다 2억원 늘어난 7억7000만원이었다. 보다 풍요로운 노후 생활에 드는 자금은 이보다 1.3배 많은 11억원으로 예상했다. 1인 가구의 은퇴 예상 연령은 평균 63.2세다.

노후 자금 운용 방식도 달라졌다. 개인연금과 금융투자상품 등 투자 비중이 늘었다는 게 특징이다. 은퇴 대비 방법 1위는 개인연금(62.5%, 복수응답)을 꼽았다. 이어 퇴직금·퇴직연금(46.4%), 보험·투자상품(41%), 공적연금(34.7%) 순이었다. 기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예·적금(29.3%)은 5위로 밀려났다.

특히 1인 가구 중 소득 상위 10%인 ‘리치 싱글’은 저축과 여유자금 운용에 더 적극적이었다. 월 소득 중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1%로 일반 싱글(40.8%)보다 낮았다. 이들의 평균 한 달 저축액은 204만원으로 일반 싱글(82만원)의 약 2.5배다. 리치 싱글의 52.4%가 5000만원 이상 3억원 미만의 금융자산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달 다양한 금융상품에 분산해 저축하는 것도 특징이다. 리치 싱글의 월 저축 포트폴리오를 따져보면 예·적금 등 현금성 자산에 저축하는 비율은 62.6%로 일반 싱글(74.7%)보다 낮았다. 대신 주식을 비롯해 상장주식펀드(ETF)와 펀드, 채권, 보험 등에 투자하는 비율(37.4%)은 일반 싱글(25.1%)보다 높았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