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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홀스 마지막 홈 경기, 702호포로 작별 인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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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3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은퇴식 직후 동반 은퇴하는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는 세인트루이스 레전드 앨버트 푸홀스. [UPI=연합뉴스]

3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은퇴식 직후 동반 은퇴하는 베테랑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오른쪽)와 대화를 나누며 활짝 웃는 세인트루이스 레전드 앨버트 푸홀스. [UPI=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의 ‘살아있는 전설’ 앨버트 푸홀스(4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홈 팬들에게 통산 702호 홈런으로 작별 인사를 했다.

푸홀스는 3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올 시즌 마지막 홈 경기에 3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그리고 세인트루이스가 3-4로 뒤진 3회 말 4-4 동점을 만드는 중월 솔로홈런을 터트렸다. 올 시즌 23호포이자 통산 702번째 홈런이었다.

푸홀스는 MLB 역사상 네 번째로 통산 700홈런 고지에 오른 선수다. 자신의 은퇴식 당일 홈런 하나를 추가하며 통산 홈런 3위 베이브 루스(714개)와의 격차를 12개로 줄였다. 또 1회 말 인정 2루타(그라운드에 맞고 담장을 넘어간 타구)로 2타점을 보태면서 통산 타점을 2214개로 늘려 역대 2위 베이브 루스와 동률이 됐다.

푸홀스와 홈 팬들 모두에게 특별한 하루였다. 세인트루이스 구단은 경기에 앞서 푸홀스와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은퇴식을 열었다. 두 선수는 투수 애덤 웨인라이트와 함께 2000년대 세 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합작하며 세인트루이스를 명문 구단 반열에 올려 놓은 레전드 삼총사다. 올 시즌을 끝으로 푸홀스는 22년, 몰리나는 19년의 MLB 커리어를 마감한다.

앨버트 푸홀스

앨버트 푸홀스

세인트루이스는 오는 4~6일 피츠버그 원정 3연전을 끝으로 정규시즌을 마친다. 따라서 웨인라이트가 선발 등판한 이날 홈 경기는 세 선수가 세인트루이스 유니폼을 입고 함께 뛰는 마지막 정규시즌 홈 경기였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유니폼을 벗는 푸홀스와 몰리나에게 더욱 특별한 일정이었다.

경기 전부터 4만6680명의 팬들이 부시스타디움 관중석을 가득 메우고 세인트루이스 역사상 가장 빛났던 영웅들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푸홀스와 몰리나의 가족과 특별한 지인들이 그라운드에 나와 이들의 은퇴식을 함께 했다. 두 선수는 온통 붉은색(세인트루이스 팀 컬러)으로 물든 관중석과 더그아웃을 바라보며 팀 동료들과 홈 팬들에게 진심 어린 은퇴사를 전했다. 아울러 서로를 향해 박수를 보내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리버 마몰 세인트루이스 감독은 푸홀스를 배려해 3번 타자 겸 1루수 역할을 맡겼다. 3번은 전성기 시절 붙박이로 자리했던 타순이고, 1루는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베이스다. 푸홀스는 통산 홈런 702개 중 3번 타순에서 505개를 쳤다. 1루수로서는 484개를 기록했다. 나이가 들며 타순이 점점 내려가고 지명타자로 출전하는 날이 많아졌지만, 이날만큼은 푸홀스가 세인트루이스의 선발 3번 타자 겸 1루수였다. 마몰 감독은 “그게 옳은 일이라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푸홀스 역시 또 한번 기념비적인 홈런과 타점으로 기대에 화답했다.

세 선수는 5회 초 2사 후 함께 교체됐다. 마몰 감독이 투수 교체를 위해 걸어 나오자 모든 야수가 마운드 근처로 모였다. 마지막 악수와 포옹이 이어졌고, 세 영웅이 천천히 걸어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부시스타디움이 떠나갈 듯한 만원 관중의 기립 박수가 이들 위로 쏟아졌다. 세인트루이스의 찬란한 한 시절이 저무는, 마지막 ‘커튼 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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