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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덕궁~화성 융릉까지…조선 최대 축제 ‘정조대왕 능행차’ 다시 본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원행을묘정리의궤’는 1795년 창덕궁을 나온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인 현륭원(현 경기도 화성 융릉)을 방문해 참배하고, 수원 화성(華城)에서 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거행한 내용을 정리한 기록이다. 의궤는 모두 10권 8책으로 현재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당시 능행차 길은 59.2㎞(편도)에 달한다. 정조와 혜경궁이 탄 어가·가마를 중심으로 호위병, 음식을 실은 수라가마 등이 따랐다. 행렬 앞엔 군대와 악대가 섰다. 행차 장면은 의궤 속 반차도로 생생하게 그려져 있다. 반차도 속 수행 인원만 1779명, 말은 779필이다. 행렬 길이만 4㎞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성대한 능행차가 3년 만에 재현된다. 서울시는 8~9일 경기도, 수원·화성시와 함께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재현’ 행사를 개최한다고 3일 밝혔다.

올해엔 전체 구간 중 43.5㎞가 시민 곁을 찾아온다. 서울의 경우 창덕궁부터 금천구 시흥5동 주민센터까지 3.8㎞ 구간에서, 경기도는 안양과 군포~의왕~수원~화성까지 39.7㎞ 전 구간에서 행렬이 이어진다. 행렬 인원만 2700명, 말은 345필이 동원됐다.

능행차 당시 정조는 한강을 건너려 배를 연결해 다리를 만들었다. ‘배다리’다. 이 장면은 노들섬에서 길이 25m, 높이 4m의 LED 영상을 통해 ‘미디어 배다리’로 재현된다.

이 밖에 여러 체험 프로그램과 볼거리도 마련됐다. 창덕궁 출궁의식부터 광화문광장까지 이어지는 여정에서는 정조가 혜경궁 홍씨에게 미음을 올리는 미음다반, 잡귀를 쫓는 의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나례시연 등이 진행된다.

주용태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당대 최고 문화예술 종합축제였던 정조대왕 능행차가 오랜만에 재개된다”며 “정조대왕의 효심·애민 정신, 소통의 정치 등을 기리는 시간이 되길 바라는 한편 시민들은 일상의 활력을 찾아가실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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