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서울외고, 이달부터 공영형 사립학교로 바뀐다…달라지는 점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외국어고등학교 전경. 홈페이지 캡쳐

서울외국어고등학교 전경. 홈페이지 캡쳐

서울 소재 외고인 서울외고가 이달부터 ‘공영형 사립학교’로 바뀐다. 외고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 학생 수업에는 변화가 없지만 사립학교의 의사결정에 교육청이 개입할 수 있게 된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서울외고를 공영형 사립학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공영형 사립학교는 학교의 의사결정 기구인 이사회를 교육청 추천 인사로 하는 대신 교육청의 재정 지원을 받는 제도다. 서울시교육청은 학교의 학사운영부터 시설‧인사‧회계 등의 관리에 개입한다.

앞으로 서울외고는 학교법인의 감사 1명과 이사 중 일부(1/3 이상 1/2 이하)를 서울시교육청이 추천한 사람으로 하게 된다. 대신 서울시교육청은 서울외고에 매년 환경개선비(2억5000만원)와 특색사업비(5000만원)로 4년간 총 12억원을 지원한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지원으로 교육과정 운영이 개선될 수는 있지만 수업 시수나 교과목과는 상관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 사립학교 혁신을 위한 방안으로 공영형 사립학교를 도입했다. 사립학교의 의사결정 체제를 혁신해 인사나 회계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11월 첫 공영형 사립학교로 윤석열 대통령의 모교인 충암고등학교가 선정됐다. 충암고는 과거 ‘급식 비리’ 사건으로 홍역을 치른 후 임원 전원에 대한 승인이 취소됐다.

임원 싸움에 학교장 공석까지 이중고

서울외고는 최근 학교법인인 청숙학원의 임원 간 분쟁으로 학교장을 선임하지 못하는 진통을 겪었다. 특히 올해 신입생 모집에서 경쟁률이 크게 떨어지며 정원에 미달되기도 했다. 2022학년도 서울외고 경쟁률은 0.79대 1로 서울 소재 외고 중 두 번째로 낮았다.

학교가 공영형 사립학교 전환을 신청한 이유도 내분 사태 때문이다. 장기간 내분이 이어지면서 교육청 추천 이사를 영입했고, 이것이 공영형 사립학교 신청으로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서울외고는 현재 교장이 선임되는 등 운영이 정상화된 상황이지만 학교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신청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이 2020년부터 추진한 공영형 사립학교 정책은 아직까지 사립학교의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재정 지원을 미끼로 내걸었지만, 대부분 학교법인이 임원의 1/3 이상을 교육청 추천 이사로 채우는 것을 꺼려서다. 이번 공고에서 공영형 사립학교가 되겠다고 신청한 학교는 서울외고뿐이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해에도 선정 공고를 두 차례 냈지만 충암고 외에 신청한 학교가 없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