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도산 제자’ 일본 프로레슬러 이노키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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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프로레슬링 태그매치에서 고 김일과 팀을 이뤄 승리한 뒤 기뻐하는 고인(오른쪽). [중앙포토]

프로레슬링 태그매치에서 고 김일과 팀을 이뤄 승리한 뒤 기뻐하는 고인(오른쪽). [중앙포토]

일본 프로레슬링계의 대부 안토니오 이노키(본명 이노키 간지·猪木寬至)가 1일 오전 심부전으로 별세했다. 79세.

1943년 일본 가나가와현에서 태어난 고인은 중학교 때 브라질로 건너가 커피 농장 등에서 일했다. 현지에서 투포환 선수로 활동하던 중 60년 브라질을 방문한 역도산(리키도잔·본명 김신락)에게 스카우트돼 프로레슬러가 됐다. 그는 데뷔전에서 상대인 ‘박치기왕’ 김일의 팔꺾기에 밀려 7분 5초 만에 패했다. 역도산과 3대 제자(이노키, 김일, 자이언트 바바)는 일본 프로레슬링의 전성기를 열었다.

고인의 이름을 세계적으로 알린 계기는 1976년 열린 프로복서 무하마드 알리와의 대결이었다. 당시 파이트머니가 18억엔(약 180억원)에 달했다. 고인은 링에 드러눕다시피 한 채 15라운드 내내 발차기 공격만 했다. 무승부로 끝났지만, 이 경기는 이종격투기의 시작을 알렸다.

고인은 50대에 정치가로 변신했다. 1989년 스포츠평화당을 창당하고 참의원에 당선됐다. 98년 프로레슬링과 정계에서 은퇴했다. 하지만 2013년 일본유신회 소속으로 다시 참의원에 당선됐다. 그는 역도산의 고향인 북한을 수십 차례 방문해 북·일 관계 개선에 노력했다.

얼마 전까지도 고인은 “겡키데스까(건강하십니까)”를 외치며 방송·광고 등에 출연했다. 한때 그에게 뺨을 맞으면 소원을 이룬다고 해 이른바 ‘이노키 싸대기’를 맞으려는 사람들이 줄을 서기도 했다. 지난해 ‘전신성 아밀로이드증’이라는 난치병에 걸린 고인은 저혈당으로 자택에서 요양하던 중 1일 상태가 악화해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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