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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말 하겠다” 유승민, 윤 정부에 잇단 쓴소리…당내선 “내부총질” 비판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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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유승민

유승민

“이 나라를 위해서 제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꼭 하겠습니다. 할 말이 있으면 꼭 하겠습니다.”

지난 달 29일 유승민(사진) 전 의원이 경북대 강연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내놓은 이 발언이 국민의힘 내부에 파장을 낳고 있다. 6·1 지방선거 이후 잠행을 이어오던 유 전 의원이 정치 재개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돼서다.

이를 증명하듯 유 전 의원이 지난 달 페이스북에 올린 메시지 9건이 당과 윤석열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이었다. 최근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과 관련해선 “부끄러움은 정녕 국민들의 몫인가”(지난달 22일) “막말보다 더 나쁜 게 거짓말. ‘벌거벗은 임금님’은 조롱의 대상이 될 뿐”(지난달 25일) “국민들을 너무 개·돼지로 취급하는 그런 코미디 같은 일은 당장 중단하고 깨끗하게 사과하고 지나갈 문제”(지난달 29일) 등 발언 수위도 점점 세지고 있다.

동시에 유 전 의원은 당 대표 출마 가능성은 부정하지 않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경북대에서 당 대표 출마와 관련 “생각 전혀 안 해봤다. 정해진 게 전혀 없다”면서도 “나라가 잘 되기 위해선 뭐라도 하겠다는 그런 심정으로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기 당 대표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차지한 데 대해서도 “정부와 우리 당에 대한 신뢰가 지금 너무 약한 상태고, 그게 저에 대한 일정 부분 기대로 나타나는 것 아닌가”라며 “보수가 제가 늘 주장하는 개혁보수로 바뀌는 데 대해 지지를 해주시는 것이라면 제일 감사하다”고 말했다. 유 전 의원은 2일 해당 발언이 담긴 유튜브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직접 올렸다.

실제 유 전 의원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차기 국민의힘 당 대표 주자 중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여론조사업체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지난 달 8~9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18.8%의 지지율로 1위를 기록했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층만 놓고 보면 6.9%에 그쳤다. (중앙선거여심위 참조)

당내에선 유 전 의원의 최근 움직임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는 이들도 적잖다. 비판 메시지가 주로 윤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고 있는 데다, ‘개·돼지’ 같은 거친 표현까지 동원한 탓이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지난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부 분탕질로 탄핵사태까지 가고 보수 궤멸을 가져온 것은 어떻게 바라봐야 하냐”며 “개혁보수 타령 이제 그만 해라. 지겹다”고 썼다. 김기현 의원도 지난 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부총질에 익숙한 ‘배신의 정치’로는 우리 당의 위기를 극복하지 못 한다”고 유 전 의원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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