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문건 은폐’ 기무사 장교, 대법서 유죄 확정

중앙일보

입력 2022.10.02 11:09

업데이트 2022.10.02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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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계엄령을 검토한 문건을 숨기기 위해 허위 공문서를 작성한 전직 국군기무사령부(기무사) 장교의 유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대법관 노태악)는 공전자기록 등 위작과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기소된 전 기무사 방첩정책과장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기무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심판이 진행되던 2017년 2월 지휘부 지시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계엄 검토 문건을 작성했다. 계엄 상황에서 단계별 조치사항 등을 담은 시국 대비 계획이 이 문건에 담겼다.

A씨는 이 문건을 은폐하기 위해 TF에서 실제로 했던 일과 무관한 ‘방첩 수사 업무체계 연구 계획’을 내용으로 하는 허위 공문서를 작성해 인력 파견·예산 신청 공문을 작성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TF는 2017년 3월 계엄 검토 문건 최종본을 완성하고 종료됐다. 계엄 검토 문건 처리 방법을 논의한 뒤 내용을 보존하기 위해 ‘훈련비밀’로 등재하기로 했다. A씨는 문건 제목 일부를 ‘훈련에 관련된 것’으로 수정하는 데 관여한 혐의(공전자기록 등 위작)도 받았다.

이후 A씨는 군검찰에 의해 소강원 전 기무사 참모장, 기우진 전 기무사 5처장과 함께 기소됐다.

국방부 보통군사법원(1심)은 2019년 12월 세 사람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특근매식비 명목의 예산을 신청할 때 업무상 관행에 비춰 가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고 착오를 일으켰을 수 있고, ‘훈련비밀’ 등재 행위도 규정을 몰라 발생한 일로 봤다.

하지만 국방부 고등군사법원(2심)은 허위 공문서 작성 부분을 유죄라고 판단했다. 실제와 다른 내용의 연구 계획 문건을 작성하고 예산 담당 공무원에게 발송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훈련 비밀로 작성한 계엄 검토 문건을 사무 처리를 그르치게 할 목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공전자기록 등 위작죄를 무죄 판단으로 유지했다. 2심은 A씨에게 벌금 3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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