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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카콜라·롯데칠성이 점찍은 1억뷰 미디어…'마시는 재미' 잡은 이곳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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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s Note

음료 콘텐트로 누적 조회수(홈페이지·유튜브 합계) 1억뷰를 달성한 곳이 있습니다. 국내 유일의 음료 전문 미디어 ‘마시즘(Masism)’입니다.

편의점 음료부터 해외에만 있는 음료까지, ‘마시즘’은 2017년부터 음료 하나만 팠습니다. 5년간 직접 마시고 소개한 음료만 1500여종. 그 결과 코카콜라로부터 먼저 협업 제안을 받았어요. 롯데칠성음료와는 아예 함께 음료를 만들어 출시했죠.

이들은 어떻게 콘텐트와 비즈니스를 확장할 수 있었을까요? 창간 멤버인 김신철 에디터는 “음료라는 ‘선명한 방향’을 놓치지 않고, 콘텐트의 방식과 주제를 넓혀왔다”고 말했습니다. 직접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마시즘'은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미디어'를 표방한다. 김신철 에디터는 "지금도 하루 3~4개씩, 한 달에 40개 정도 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사진 마시즘]

'마시즘'은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미디어'를 표방한다. 김신철 에디터는 "지금도 하루 3~4개씩, 한 달에 40개 정도 음료를 마신다"고 말했다. [사진 마시즘]

※ 이 기사는 ‘성장의 경험을 나누는 콘텐트 구독 서비스’ 폴인(fol:in)의 ‘콘텐츠 비즈니스 설계자들’ 12화 중 일부입니다.

취준생이 떠올린 음료 미디어, 어떻게 시작됐나

마시즘은 어떤 곳인가요?

'마실 수 있는 모든 것'을 다루는 국내 유일 미디어입니다. '마시다'라는 말과 이론을 뜻하는 'ism'을 합쳐 이름을 만들었죠. 편의점 RTD(Ready to drink)나 맥주부터, 카페에서만 만드는 커피나 차까지 1500여개의 음료를 다뤘습니다. 글로는 650여건, 영상도 270건 이상 만들었어요. 지금도 하루에 3~4개씩 음료를 맛보고, 한 달에 40개 정도 마셔보고 있습니다.

왜 음료였나요.  

마시즘은 2017년 3월에 처음 시작했는데요. 그 전까지 저는 전북대 신문방송학과를 다니는 소위 '언론고시생(언론사 시험을 준비하는 취업준비생)'이었습니다. 이때는 뉴미디어가 한창 탄생하던 시기였어요. 시험을 보면서도 학과 선배인 전상민 마시즘 디렉터와 이것저것 시도하며, 실패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이모지 미디어(Emoji media)'였어요. 음악·영화의 이미지와 내용을 이모지로 표현하면 해외로 가도 누구든 알아볼 거라 생각했어요. 나름의 콘텐트를 만들어 인터넷에 띄워봤습니다만, 생각과 현실은 달랐습니다. 모두 알아볼 거라 생각했는데, 아무도 못 알아봤죠(웃음).

그런 도전 중 하나가 '마시즘'이었습니다. 이모지처럼 음료만 다루는 미디어를 해보자는 취지였죠. 그렇게 콘텐트를 만들던 중 2017년 대통령선거 포스터를 보다가 영감을 얻었습니다. '정치적인 메시지가 아닌 재미 요소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스터디하면서 나왔어요. 포스터의 이미지와 느낌만 사용해서 음료 리뷰·투표를 할 수 있는 콘텐트를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2017년 '마시즘'이 만든 '음료 대선' 포스터. [사진 마시즘]

2017년 '마시즘'이 만든 '음료 대선' 포스터. [사진 마시즘]

밤새 '음료 대선'을 완성해 SNS에 공유했어요. 잠든 사이 휴대폰이 내내 울렸습니다. 어떤 분이 커뮤니티로 게시물을 공유하면서 퍼져 SNS 알림이 울린 겁니다. 누군가를 공격하는 게 아닌, 유쾌하게 풀어낸 콘텐트를 사람들이 좋아했던 거예요. 전 디렉터는 "이렇게 된 이상 매일 하나씩 써야 한다"고 했는데요. 그게 마시즘의 시작이었습니다.

5년간 생존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요.  

론칭 초창기, 중소 브랜드로부터 협업 연락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진행하지 않았어요. 초기 브랜딩에 대한 오해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는 음료 대선 때문에 정치 미디어가 아니냐고 했어요. 하지만 저희의 방향은 음료였기에, 우리가 다루고 싶은 이야기에 한동안 집중하자고 했습니다.

그렇게 1년쯤 일했을 때, 한 회사로부터 연락을 받았어요. 코카콜라였습니다. 메일로 "특이한 음료를 다루는 게 재밌다. 혹시 마셔보고 싶은 음료가 없느냐"고 물어본 것이었죠. 이때 저는 러시아에서 판매하는 '수박오이맛 스프라이트'를 먹어보고 싶었는데요. 냉큼 이 음료를 물어봤고 정말 코카콜라로부터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해외에서만 판매되던 수박오이맛 스프라이트. [사진 마시즘]

해외에서만 판매되던 수박오이맛 스프라이트. [사진 마시즘]

이게 협업 계기였습니다. 세계에 퍼진 코카콜라 이야기를 다루기로 했어요. '오프너(Opener)'라는 시리즈를 코카콜라와 만들어 저희가 1호 오프너로 이곳의 캠페인을 소개하는 역할을 하기로 한 거죠. 일종의 브랜디드 콘텐트였습니다. 이후 하이트진로, 맥심, 롯데칠성음료처럼 우리에게 익숙한 브랜드와의 협업도 확장됐습니다.

코카콜라 1호 협업부터 ‘동치미 맛 음료’ 출시까지

협업이 늘어도 수익을 내는 게 어렵지 않았나요.  

초창기에는 제작비가 많이 들지 않았습니다. 음료가 소비재 중 저렴한 편에 속하잖아요. 편의점에서 살 수 있는 1000원짜리부터 시작해 대부분 1만원 이내로 맛을 볼 수 있었죠. 한 달 재료구매비가 2만원이 안 들던 때도 있었습니다.

물론 저렴한 아이템이어도 수익을 만들 필요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앞서 소개한 음료 브랜드와의 콘텐트 협업이 있었죠. 거기서만 매출·수익을 낸 게 아니었어요. 예를 들면 롯데칠성음료 신사업팀과의 협업이 있는데요. 음료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구현하는 사업을 고안했어요. 이때 제품화한 게 '미치동 스파클링'이었습니다. 온라인 한정판으로 판매했었는데, 생산한 건 모두 팔리는 성과를 얻었죠.

마시즘이 롯데칠성과 협업해 실제로 제품으로 출시한 '미치동 스파클링'. [사진 마시즘]

마시즘이 롯데칠성과 협업해 실제로 제품으로 출시한 '미치동 스파클링'. [사진 마시즘]

의외로 할 수 있는 게 많군요.  

결과적으로는 그렇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힘든 게 많았습니다. 소재를 찾는 건 늘 어렵습니다. 초기 매일 아티클을 쓸 때는 '하면 된다'고 생각했지만, 2~3달 만에 쓸 거리가 사라졌어요. 제 매형의 음료 이야기까지 쓴 적도 있었습니다.

이때 디렉터가 제안한 게 "공부하면서 아이템을 파야 한다"는 것이었어요. 저희가 택한 건 음료의 역사였습니다. 의외로 한국 음료의 역사를 깊게 다룬 곳이 없었어요. 단건의 기사는 많았지만요. 기록을 파헤쳤고, 거기서 찾은 데이터로 1990년대 한국 음료를 다뤘습니다. '음료계의 대표 역사 선생님'이 되겠다는 포부였죠. 그런 식으로 소재의 변화를 찾으며 할 수 있는 일을 도전해왔습니다.

만든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극단적으로 재미있었던 건, '믹스커피 최강자전'이었어요. 와인을 테스트하듯 사무실에서 여러 종류의 믹스커피를 만들어 먹었는데, 하다 보니 밤을 새웠거든요. 고통스러웠지만, 재밌었습니다. 독자들도 그 고통의 재미를 알아봐 줬고요.

의미있었던 건 미국의 '월드 오브 코카콜라 방문기'입니다. 대륙별 코카콜라 음료를 모두 맛볼 수 있는 곳을 간 건데요. 무려 100여종의 콜라를 마셔볼 수 있었습니다. 다행인 건 음식은 그렇게 먹기 힘들지만, 음료는 마실 수 있다는 게 장점이었죠. 평생에 한 번 가볼 수 있을까 했던 곳을 가보고, 콘텐트로 풀어낼 수 있어서 의미 있었습니다.

코카콜라가 마시즘(masism.kr)의 이름을 새겨 만든 제품. [사진 마시즘]

코카콜라가 마시즘(masism.kr)의 이름을 새겨 만든 제품. [사진 마시즘]

최근 주력하는 콘텐트는 무엇인가요?  

요즘에는 영상도 신경쓰고 있어요. 크게 2가지 방향인데요. '1분 만에'로 부르는 숏폼(short-form) 콘텐트가 있고, 음료와 사람, 공간과 지역을 아우르는 롱폼(long-form) 콘텐트 '내 친구의 시그니처'가 있습니다.

1분 만에 시리즈는 영상을 제한된 리소스에서 쉽게 만들자는 목표에서 탄생한 것입니다. 영상 기획 중 밈(meme)을 활용해 1분 만에 작곡하는 외국 영상을 봤는데요. 음료도 그런 방식으로 만드는 걸 보여주면 재밌겠다 싶었습니다. 예를 들면 '1분 만에 바나나맛 우유 만드는 법'인 거죠.

조회수 250만회를 돌파한 유튜브 쇼츠 '1분 만에 바나나맛 우유 만드는 법'. [사진 마시즘]

조회수 250만회를 돌파한 유튜브 쇼츠 '1분 만에 바나나맛 우유 만드는 법'. [사진 마시즘]

진짜 맛있는 음료를 만드는 법도 있지만, 웃고 넘어갈 수 있는 장난 섞인 만들기도 많이 다뤘습니다. 유튜브 쇼츠와 틱톡에서 잘 될만한 것이었죠. 과거 TV 방송인 '스펀지'에서 등장한 사례까지 찾으며 요즘 영상 문법을 더해 만들었습니다.

고급 편집 기술이나 무거운 기획을 담지 않았음에도 영상은 효과를 얻었습니다. 조회수 수십만회는 물론, 100만 넘는 영상도 생겼어요. 20대~30대 중심의 기존 독자층이 10대로 확대되는 경험도 했습니다. 영상이 새로운 고객을 유입하는 계기가 된 셈이죠.

최근에는 10분이 넘는 롱폼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지역의 유명 카페에서 만드는 시그니처 음료를 찾아가 맛보고, 그 음료를 만드는 사람을 인터뷰하는 영상인데요. 음료만 1차원으로 다루는 게 아니라, 그 음료와 함께하는 공간, 사람까지 다루는 콘텐트를 도전하고 있습니다. 쌓인 노하우를 호흡이 긴 콘텐트로 확장하고 있죠.

새로운 걸 꾸준히 도전할 수 있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후략)

더 많은 콘텐트를 보고 싶다면?

모든 산업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한 ‘시간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갈수록 더 치열해지는 그 경쟁의 한복판에 콘텐트 업계가 있죠. 폴인(fol:in)이 현업에서 ‘콘텐트의 내일’을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습니다. 기획자로서 일과 삶에 대한 생각도 들려 드립니다.

▶ 지금 '폴인'에서 확인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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