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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줄 마른 스타트업] 미국은 민간 CVC가 시장 지탱, 일본·중국은 정부가 스타트업 육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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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호 10면

SPECIAL REPORT

후불결제(BNPL)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르나의 홈페이지 모습 [사진 클라르나]

후불결제(BNPL)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르나의 홈페이지 모습 [사진 클라르나]

59억 달러(약8조5000억원). ‘유럽의 페이팔’이라 불리는 스웨덴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르나가 7월 6억3900만 달러(약 9000억원)를 조달하면서 평가받은 기업가치다. 이 회사는 미국의 유명가수 스눕독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중국 앤트그룹 등 투자자가 몰리며 지난해까지만 해도 456억 달러(약 65조8000억원)의 몸값을 자랑했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돈줄이 마르면서 몸값을 낮춰서라도 자금을 조달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 세계적인 긴축 기조 속에 현금이 말라붙자 해외 스타트업들도 보릿고개를 건너고 있다. 그러나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할 기회로 여기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민간 투자가 활성화된 미국에서는 글로벌 기업들이 설립한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 올해 상반기 들어서도 전체 투자금의 26%를 담당하며 시장을 지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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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컨대 구글의 CVC인 구글벤처스는 지난 27일에도 데이터 플랫폼 스타트업 플랫파일, 20일 인공위성 발사 스타트업 스핀런치 포함 하반기 들어 10곳의 투자를 집행했다. 이외에도 인텔(인텔캐피털), 퀄컴(퀄컴벤처스) 등 691개 CVC가 보릿고개 속에서 보물찾기에 열중하고 있다. CB인사이트는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CVC는 올해 상반기 역대 최대 수준인 658억 달러(약 94조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일본은 정부 차원에서 스타트업 지원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일본은 지난 8월 야마기와 다이시로 경재재생 담당상에게 스타트업 정책의 사령탑을 겸임하게 하면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연말까지 제시하기로 했다. 스타트업 진흥 정책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신자본주의’ 핵심 의제로 꼽힌다. 중국에서는 대중창업·만중혁신(모든 사람이 창업과 혁신을 추진할 수 있는 환경조성) 정책 아래 스타트업 지원에 몰두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가 중국 벤처 투자액의 42%를 담당하며 창업생태계 안에서 자금이 선순환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벤처캐피탈(VC)인 M13의 안나 바버 파트너는 트위터를 통해 “창업자들이 본능적으로 생존 모드로 들어가고 있는데, 그 대신 사업을 시작한 이유와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지를 되새겨야 한다”고 밝혔다. 어려운 시기지만 실력만 입증할 수 있다면 자금 조달받을 길이 열려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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