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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자살률 OECD국 1위이지만, 전체 사망률은 최하위

중앙선데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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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7호 12면

지난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사망원인 통계’를 보면 슬픔과 기쁨이 교차한다.

나쁜 소식은 자살이다. 이번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인구 10만 명당 자살률이 23.6명으로 다른 나라보다 월등히 높다. 통계청 발표는 26명이지만 OECD는 한국과 집계방식이 조금 다르다. 20명이 넘는 국가는 리투아니아(20.3명)와 한국 뿐이다. 가장 낮은 나라는 튀르키예(옛 터키)인데, 4.4명이다. 그리스도 4.6명으로 매우 낮다. 미국(15.2명), 일본(14.6명)은 높은 편이지만 한국보다는 낮다.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그래픽=남미가 nam.miga@joongang.co.kr

10, 20, 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라는 사실은 더욱 슬픈 부분이다. 정부가 자살예방정책과를 만드는 등 정책적 대응에 나선 지 몇 년 됐지만, 여전히 달라지지 않는다. 연령 분포를 같은 조건으로 맞춰 시·도별로 따지면 강원의 자살 사망률이 가장 높다. 가장 낮은 세종시의 1.53배에 달한다.

기쁜 소식은 전체 사망률이 OECD 회원국 중에서 가장 낮다는 사실이다. 인구 10만명당 582.1명이다. 매년 줄고 있는데, 2017년(635.9명)보다 꽤 줄었다. 전체 사망률이 가장 높은 나라는 멕시코다. 1533.7명(2020년 기준)으로 한국의 2.6배다. 멕시코에 이어 리투아니아-라트비아-헝가리-체코-슬로바키아-미국-폴란드-튀르키예 순으로 높다. 이들은 의료체계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거나 한국과 달리 전 국민 건강보험 제도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한국 다음으로 일본-호주-스위스-룩셈부르크-이스라엘-캐나다 등이 사망률이 낮다. 의료체계, 사회보험 체계가 잘 갖춰진 나라들이다.

뭐니뭐니해도 자랑거리는 암 사망률이다. 인구 10만 명당 142.7명으로 멕시코에 이어 두 번째로 낮다. 멕시코가 125.9명으로 1위인데, 다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가장 높은 헝가리의 절반에 불과하다. 한국 의사들이 의료 기술을 배워온 미국(10위), 일본(6위)보다 높다.

암은 단일 질환으로 가장 덩치가 큰 병이다. 이 분야에서 ‘사실상 1위’는 의료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보여준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2022년 세계 병원 평가’에서 삼성서울(6위)·서울아산(7위)·서울대(15위)·서울성모(21위)·신촌세브란스(27위)·국립암센터(35위)가 암 치료 분야 50위 안에 들었다. 또 심장병 사망률은 한국이 가장 낮다. 뇌혈관질환 사망률은 9위로 매우 우수한 편이다. 심뇌혈관질환 진료에 한국의 강점이 나타난다. 당뇨병 사망률은 14위로 비교적 낮은 편이다. 일본이 1위, 핀란드 2위, 영국 3위이다.

다만 폐렴 사망률은 멕시코-튀르키예-폴란드에 이어 뒤에서 네 번째로 높다. 교통사고 사망률은 그동안 꾸준히 내려왔지만, 여전히 OECD 38개국 중 24위로 중하위권에 있다.

한국의 낮은 사망률 덕분에 평균수명이 쑥쑥 늘어난다. 이우용 삼성서울병원 암병원 원장은 “국가 의료보험 체계가 잘 돼 있고, 의학 수준이 세계에 내놔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높다”며 “의료진의 헌신에다 우수한 시스템이 결합하면서 수술과 치료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자랑스럽게 여겨도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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