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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양살이 정약용도 당부한 ‘인 한양’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07호 21면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대한민국 부동산 부의 역사
이상우·유성운 지음
포레스트북스

두 명의 저자가 쓴 이 책은 신선하고 색다른 시도다. 교육 환경, 직주근접, 교통 호재, 자연환경, 도시계획 등 5가지를 부동산 입지의 키워드 삼아, 이름난 투자 전문가는 실용적 분석 관점과 데이터를, 사학 전공의 기자는 역사 얘기를 펼친다.

재테크와 인문이 만난 격인데, 틀에 박힌 역사가 아니라 요즘 사람들 눈높이의 접근이 두드러진다. 한양에 이은 과거 급제 배출 2위 평북 정주의 힘은 ‘조선의 1번 국도’ 의주로와 연결되고, 해동공자 최충이 고려 개경에 만든 구재학당의 번성은 ‘입시명문’ ‘일타강사’로 설명된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조선 정조 때 사람 유만주의 한양 부동산 구매기. 중개사인 집주름과의 관계, ‘아빠 찬스’를 포함한 자금 조달 방법, 100년간 10배 뛴 한양 집값, 영조의 실패한 집값 정책 등이 모두 흥미롭다.

책은 전국 여러 곳을 다루는데, 서울의 오랜 강세는 부인하기 힘들다. 귀양지의 정약용은 자식들에게 한양 밖 10리를 벗어나면 안 된다며 ‘인 한양’을 당부했건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흥미로운 건 투자 전문가의 요즘 얘기도 종종 각 지역의 수십 년 과거를 되짚는 점이다. 어쩌면 부동산 입지란 당장만 아니라 과거와 미래까지 헤아려야 하는 것인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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