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구 "박상기 前장관, '김학의 수사' 지휘권 발동 검토"

중앙일보

입력 2022.09.30 21:59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뉴스1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 뉴스1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이 2019년 3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뇌물수수 사건에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방안을 검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당시 법무부 법무실장이던 이용구 전 법무부 차관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옥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이규원 부부장검사, 차규근 전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검찰이 “박상기 전 장관이 2019년 3월 김 전 차관과 관련해 검찰 총장에게 수사 지휘권을 발동하려 한 사실을 알고 있나”라고 묻자, 이 전 차관은 “알고 있다”고 답했다.

이 전 차관은 “당시 장관이 법무부 과거사위원회의 권고대로 수사를 의뢰했다”며 “그래서 제가 ‘이왕 이렇게 하신 거 수사 지휘를 하시는 게 어떻겠냐’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렵게 어렵게 왔는데 수사를 잘해야 하고, 어려운 수사니까 만전을 기하는 차원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검찰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시도와 관련해 윤대진 당시 법무부 검찰국장에게서 항의를 받은 일이 있나”라고도 물었다. 이 전 차관은 “그렇다”며 “주무국장인 검찰국장과 상의도 없이 어떻게 수사지휘권이 발동될 수 있냐는 취지였다”고 답했다.

앞선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한 윤대진 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 역시 당시 박 전 장관으로부터 수사지휘권 발동 계획을 듣고 반대 의견을 냈다고 증언했다. 그는 “수사지휘권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의 의견 대립을 해소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발동하는 것이라 신중을 기하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같은 증언은 김 전 차관이 2019년 3월 22∼23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을 시도했다가 긴급 출국금지 조치에 가로막힌 이후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검찰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검찰은 그 당시 김 전 차관에 대한 긴급 출국금지 조치가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보고 그 과정에 개입한 이 전 비서관과 차 전 연구위원, 이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김 전 차관은 재수사 끝에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지만 올해 8월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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