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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밥 점심 두려웠는데…이제 한국 것은 '쿨'하죠" 3선 도전 한국계 의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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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특파원단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특파원단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은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산 전기차' 세제 혜택 배제 문제를 한국에 대한 미국의 태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상원 등 의회 차원 노력이 시작됐으며, 김 의원 자신도 힘을 보탤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소속 첫 한국계 하원의원 앤디 김 #"한국산 전기차 문제 해법 찾기 위해 노력" #"韓에 대한 美 태도의 문제로 보진 말아야" #"대만, 韓보다 억지력 약해…우선순위 없다"

김 의원은 이날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서 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조항에 따른 한국산 전기차 차별 문제와 관련해 "의회도 한국의 우려를 해소할 방법이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갈지 어떠한 예단도 할 수 없지만 나도 관여해 방법을 찾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이 문제가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약속(commitment)을 보여주는 어떠한 종류의 징후로도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IRA 조항에 따라 한국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한국 기업의 전기차가 일시적으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된 문제를 한미 관계 척도로 삼지 않았으면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연일 '메이드 인 아메리카'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해법 모색이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미국이 강하고 회복력 있는 경제를 갖기를 바라지만 미국 의회에서 그 누구도 그것이 '아메리카 온리(only)'를 의미한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도 세계 경제에 참여함으로써 혜택을 본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원자재나 공급망 관련해 미국이 회복력을 갖기 위해 우리와 협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전략적 파트너를 찾고 있으며, 그 명단 맨 위에는 한국 같은 나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라파엘 워녹 상원의원(민주ㆍ조지아주)이 IRA 관련 조항을 유예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 것을 언급하면서 "법안 문구를 아직 보지 못했지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제 사무실에서 (워녹 의원실에) 접촉했다"고 말했다. 다만,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앞으로 한 달여 간 하원이 의사일정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의회에서 이 문제를 검토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계인 김 의원은 민주당 소속으로 뉴저지주에서 2018년 처음 당선됐다. 민주당 소속 첫 한국계 하원의원이며, 양당 통틀어서는 두 번째였다. 2020년 재선했으며,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3선을 노리고 있다. 옥스퍼드대에서 국제정치 박사학위를 받은 김 의원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국무부에서 일한 외교 전문가다. 하원 군사위원회와 외교위원회에서 동시에 활동하고 있다.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특파원단

앤디 김 미국 하원의원이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하원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 워싱턴특파원단

김 의원은 북핵 문제가 바이든 정부 외교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이냐는 질문에 "북한 문제는 여전히 최우선 사항"이라며 바이든 대통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등 미국 정부 최고위 인사가 이토록 짧은 기간에 한국을 연이어 방문한 것이 한반도 문제의 우선순위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5월 바이든 대통령이, 8월 펠로시 의장에 이어 이번 주 해리스 부통령이 방한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초 펠로시 의장의 대만ㆍ한국 등 아시아 5개국 순방에 동행한 의원 6명 중 한 명이다. 외교 안보 및 아시아 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발탁 배경이다.

김 의원은 미국은 중국의 대만 공격 가능성을, 한국은 북핵 개발을 더 큰 위협으로 보며 한ㆍ미 간 위협 인식 수준이 다른 것 같다는 질문에는 "제로섬 상황으로 보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미국이 우선순위 목록을 만들어 순번을 매기지는 않는다"라고 답했다. 다만, 북한과 한반도 문제는 대만 해협에서 중국이 야기하는 도전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미국과 70년을 함께 했고, 주한미군이 주둔해 나란히 협력하면서 강한 억지력을 구축했지만, 대만은 미군도 없고 군사력은 한국보다 약하며, 중국의 군사력은 북한보다 훨씬 광범위하기 때문에 대만에 대해서는 다른 수준의 억지력과 군사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뉴욕에서 한 발언이 한미 관계를 훼손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발언이나 어떠한 발언도 한미 관계를 절대로 훼손하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한미관계는 어떤 특정 개인이나 개별 발언을 뛰어넘을 정도로 강력하고 중요하다"면서 "이것은 불안정하거나 취약한 관계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월 방한은 '부모님이 미국으로 이주한 지 50년 만에 미국 연방의원으로서 조상의 나라를 방문해 개인적으로도 의미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국에 뿌리를 둔 연방 하원의원으로서 한ㆍ미 간 가교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김 의원은 자신이 대표하는 뉴저지주 제3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백인이 인구의 85%를 차지하고 아시아계는 3%가 채 되지 않는 곳이다. 한인도 많지 않다. 김 의원 "어릴 때는 (이런 환경이) 가끔 혼란의 원인이었다"고 고백했다.

"한국계 미국인의 의미를 알지 못했어요. 가끔은 점심으로 김밥을 싸가는 게 조금 두렵기도 했죠. 그게 뭐냐는 질문을 받곤 했죠. 지금 5살, 7살인 제 두 아들은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자라고 있어요. 한국 음악과 TV, 영화 등 한국 것은 멋지다(cool), 특별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세상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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