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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정보원 24명 숨졌다…"아마추어도 뚫는 CIA 정보망" 논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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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해외 정보원들이 교신하는 웹사이트가 아마추어도 뚫을 수 있을 정도로 허술했다고 영국 가디언이 29일 보도했다.

이처럼 허술한 교신망으로 2011~2012년 중국에서 24명 이상의 미국 정보원이 사망했고, 이란에서도 여러 명이 처형되거나 수감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지니아주의 CIA 본청 로비. 지난 2008년 8월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버지니아주의 CIA 본청 로비. 지난 2008년 8월 모습이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런 사실은 캐나다 토론토대 사이버보안 연구소인 시티즌랩 전문가들이 조엘 셱트먼 로이터통신 기자의 제보에 따라 착수한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시티즌랩은 CIA 요원이나 정보원들이 위험에 처할 것을 염려해 조사 결과를 자세히 공표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웹사이트 단 1곳만 알면 CIA가 극비리에 관리하는 885개 웹사이트를 식별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시티즌랩은 성명을 통해, 이들 웹사이트는 2004년부터 2013년까지 사용됐고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들과 연결된 다른 웹사이트들은 여전히 해외 정보원과 국무부 직원 등 현역 정보원들과 연계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즌랩은 “이처럼 CIA가 정보망을 허술하게 운영함으로써 정보원의 신원이 노출돼 처형당하고, 다른 이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한다”며 “이번 조사를 계기로 부실 관리의 책임 소재가 가려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CIA의 태미 쿠퍼먼 소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우리는 우리를 위해 일하는 이들을 철저히 보호할 의무가 있다”며 “CIA가 이들을 보호하는 데 소홀하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맞섰다.

CIA 웹사이트 관리 부실 논란은 2018년 제나 맥롤린과 자흐 도르프만 등 야후뉴스 기자들의 단독 보도로 시작됐다. 이들은 CIA가 해외 정보원들과 소통하는 시스템이 중국과 이란에 노출돼 중국 내 정보원 20여 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또 이 사태에 대해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는 관계자들의 우려를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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