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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수심리 3년 만에 최저…미분양은 86% 증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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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의 부동산 매물 전단 모습. 연합뉴스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의 부동산 매물 전단 모습. 연합뉴스

가파른 금리 인상 여파로 주택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부동산 경기 침체 신호들이 더 뚜렷해지고 있다. 아파트 매수심리는 갈수록 얼어붙고, 거래 절벽 현상도 심해진다. 미분양 주택은 올해 들어 80% 넘게 늘었다.

쌓이는 부동산 경기침체 신호들

30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4.8로 지난주(85.9)보다 하락했다. 2019년 10월 14일(84.8) 조사 이후 약 3년 만에 가장 낮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고, 숫자가 낮을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78.5로 2019년 6월 17일(77.5) 이후 3년 3개월 만의 최저다. 21주 연속 내림세다.

최근 규제지역에서 풀린 지방도 지난주 89.1에서 이번 주 88.5로 하락했다. 대구(72.3→72)와 대전(84.6→84.2), 부산(86.3→85.8) 등이 일제히 떨어졌다. 정부가 지난 21일 세종을 제외한 지방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지만, 매수심리는 오히려 더 위축되고 있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줄면서 거래 부진도 심해졌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량은 총 3만5531건이었다. 1년 전보다 60.1% 줄었고, 한 달 전보다는 10.3% 감소했다. 서울 주택 거래량은 지난달 4015건으로 1년 전보다 63.7% 줄었고, 수도권 전체 거래량(1만3883건)은 66.7% 급감했다. 같은 기간 지방(2만1648건)도 54.3% 감소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미분양 재고는 계속 쌓인다. 지난달 말 전국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전달보다 4.6% 증가했다. 지난해 말(1만7710가구)과 비교하면 85.8% 늘었다. 월별 기준으로 2020년 5월(3만3894가구) 이후 27개월 만에 가장 많다. 특히 서울(610가구) 등 수도권의 미분양이 같은 기간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세 배 넘게 불어났다.

주택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공급도 위축되는 양상이다. 특히 수도권을 중심으로 인허가·착공·분양 물량이 감소세다. 주택은 인허가를 받은 뒤 착공에 들어가 2~3년 뒤에 완공되기 때문에 인허가와 착공 등 건수는 향후 공급 물량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 성격이 있다.

지난 1~8월 전국의 주택 인허가 물량은 34만7458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1% 증가했다. 하지만 수도권만 놓고 보면 12만9296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7% 줄었다. 반면 지방(21만8162가구)은 45.6% 증가했다. 수도권은 인허가 외에도 착공(-23.8%), 분양(-21.1%), 준공(-3.1%) 등 공급 전 분야의 지표가 쪼그라들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정부의 집값 안정기조 의지 등을 고려할 때 부동산 경기가 당분간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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