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론 189억 환수 못한다…檢, 707억 횡령형제에 분노의 항소

중앙일보

입력 2022.09.30 13:32

업데이트 2022.09.30 18:39

우리은행에서 6년간 614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직원 전 모 씨(43·남)와 친동생(41·남)이 1심에서 각각 징역 13년과 10년형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횡령액 규모가 3분의 1 수준(246억원)인 ‘계양전기 횡령사건’ 형량이 12년인 점을 미뤄 형량이 적다고 보고 항소할 계획이다.

법원이 앞서 검찰의 공소장 변경 및 재판연기 신청을 불허하고 이날 1심 선고를 강행함에 따라 전 씨 형제가 친인척 등 제3자 명의로 빼돌린 189억원 상당의 횡령액 환수는 어려워지게 됐다.

法, 707억 횡령 전씨 형제에 각 13년·10년 선고했지만…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직원 전모 씨가 지난 5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우리은행에서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직원 전모 씨가 지난 5월 6일 오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조용래 부장판사)는 30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구속기소 된 우리은행 직원 전 모 씨(43·남)와 친동생(41·남)에게 각각 징역 13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하면서, 추징금 각 323억8000만원도 함께 명령했다. 검찰이 기소할 당시 전 씨 형제가 횡령한 금액은 총 614억원이었지만, 이후 금융감독원과 검찰의 추가 조사에서 횡령액이 707억원까지 늘어난 상태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전 씨는 2012년 10월∼2018년 6월까지 은행 고객돈 약 614억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쓴 혐의로 5월 기소됐다. 이들은 돈을 인출할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사문서를 위조하거나, 횡령금을 뉴질랜드에 설립한 페이퍼컴퍼니로 빼돌린 혐의도 받는다. 이들이 손을 댄 회삿돈은 우리은행 명의의 주식뿐만 아니라 대우 일렉트로닉스 인천 공장 매각 대금,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의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 관련 계약 보증금 등이다.

실제론 제3자 명의로 돌린 189억원 추징 기회 없어져

2020년 12월 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모습. 뉴스1.

2020년 12월 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 모습. 뉴스1.

재판부가 중형을 선고했지만, 검찰 측은 부당하다는 반응이다. 재판부가 전 씨 형제에게 모두 648억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명령했지만 실제 환수할 수 있는 금액이 많지 않아서다. 검찰에 따르면 피고인들은 이미 선물옵션 등 투자 과정에서 300억이 넘는 돈을 손해본 데다 해외로 빼돌린 재산도 있다. 검찰은 또 친인척, 사업파트너 등 제3자 24명에게 증여된 189억원을 특정했지만 제3자에게 준 횡령액은 1심 전까지만 환수가 가능해 이날 선고에 따라 추징 보전이 어려워지게 됐다.

부패재산몰수법 제4조 ②항에 따라 제3자가 범죄수익인 줄 모르고 받은 부패재산의 몰수는 1심 선고 전까지 추징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법률상 제3자에게 재판에 참여해 해명의 기회를 주는 건 1심까지만 가능해서다.

검찰은 또 계양전기 재무팀 직원이 총 246억원을 횡령하고 1심에서 징역 12년·추징금 208억원을 선고받았는데 우리은행 사건의 횡령액을 고려하면 형량이 상대적으로 적다고도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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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추징 기간·심리 더 필요”…재판부, “불허”

지난 6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연합뉴스.

지난 6월 2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연합뉴스.

이 때문에 이날 선고가 이뤄진 서울중앙지법 재판정에선 검사 측과 재판부의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검사 측은 “선고하겠다”는 재판부의 말에 자리에서 일어서며 ‘기소 후 추가로 밝혀진 피고인들의 범행이 기존 기소된 범행과의 단일성·동일성을 인정할 수 있다’는 취지로 공소장 변경과 변론 재개 필요성을 주장했다. 피고인들이 범죄 수익을 해외로 빼돌려 우리은행 측이 회수 어려움을 주장하는 데다, 제3자 횡령액을 특정했는데도 추징할 기회가 없어져 추가 심리와 추징기간이 더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검사 측은 재판장의 처분에 대해 이의신청할 수 있다는 형사소송법 제304조를 들어 “재판장 처분이 재량권 일탈이자 법령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또 “거액을 횡령해도 몇 년만 감옥에 가면 몇 대가 떵떵거릴 수 있다는 인식을 줄 수 있다”며 “범죄 있는 곳에 이익 없다는 원칙이 뿌리내리게 해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기존 공소사실에서 범행 방법이 현저히 다르거나,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는 등 포괄일죄(여러개의 행위가 하나의 범죄를 구성하는 경우)로 판단할 수 없는 경우 공소장 동일성이 없어서 공소장 변경 허가는 불허한다”며 “변론종결 이후에 변경을 허가할 의무도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당초 피고인들이 15년형을 목표로 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목적을 달성했다고 보고 항소심에서 공소장 변경을 신청해 다시 판단을 받을 예정이라고 한다. 재판부의 결정에 따라 추가 기소도 검토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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