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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 땅15% 결국 푸틴 손에?…바이든 "절대, 절대 인정 못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지난 7개월간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며 점령한 4개 주(도네츠크·루한스크·자포리자·헤르손)에 대한 병합 조약에 서명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영토 병합 시도를 강하게 비판하며 "절대, 절대, 절대 인정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국가안보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푸틴 대통령이 이날 크렘린궁에서 열리는 우크라이나 4개 지역 병합 조약 체결식에 직접 참석해 서명한 뒤, 연설할 예정이라고 29일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독립할 권리가 없는 이유' '점령된 영토에 대한 견해' 등을 상세히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체결식에서 러시아와 점령지 사이에 병합 조약이 맺어지면, 러시아는 연방 상·하원 비준 동의와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 등의 절차를 거쳐 합병을 신속히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 주민투표 종료 후 6일만에 합병 절차를 마무리한 바 있다.

러시아가 병합을 시도 중인 우크라이나 4개 지역은 9만㎢로, 우크라이나 전체 영토의 15%에 달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가장 넓은 강제 점령지역에 해당한다”고 전했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주 병합 후 축하공연 개최를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29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서 우크라이나 4개주 병합 후 축하공연 개최를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 A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제기구 등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영토 합병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30일 성명을 통해 “아무 쓸모 없는 주민투표로 현실을 바꿀 수는 없다”며 “우리의 대응은 매우 가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9일 기자회견에서 “합병 결정은 아무런 법적 효력이 없고 비난받아 마땅하다”면서 “다른 나라의 영토를 무력이나 위협으로 병합하는 것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위배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같은 날 “미국은 절대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겠다”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이 과정에서 ‘절대(never)’라는 단어를 3번 연속 사용하며 “이른바 주민투표는 완전한 가짜이며 결과는 조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남태평양도서국과의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남태평양도서국과의 정상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은 이날 별도 성명을 통해 “미국은 가짜 주민투표 결과나 합법성, 러시아의 영토 병합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미국은 동맹 및 파트너 국가와 함께 러시아의 침공에 맞서 자국 영토를 지키려는 우크라이나 국민을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러시아가 병합을 강행할 경우, 이와 관련된 러시아·우크라이나 단체와 인사에 대한 제재를 예고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수일 내로 추가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세르비아·카자흐스탄 등 러시아의 전통적인 동맹국조차 러시아의 영토 합병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과 달리, 러시아는 병합 체결식을 앞두고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무대와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또 푸틴 대통령은 군 동원령 발표 이후 잘못된 징집 사례가 있었다면서 검찰총장에게 조사를 지시하는 등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일각에선 군 동원령 발표 이후 악화된 국내 민심을 달랠 정치적 카드로 푸틴 대통령이 병합 체결식을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러시아의 독립 여론조사기관인 레비다센터가 지난 22일~2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푸틴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달 83%에서 77%로 6%P 내렸다.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지난 3월 이후 지지율 80%대가 무너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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